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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7
연을 쫒는 아이 (2)
오래간만에 손에 잡은 소설책입니다.
영화가 개봉될 무렵, 원서(?)를 읽으셨던 분한테 추천받았고...
영화보다 소설이 훨씬 낫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랬던 책을 선물받았습니다.
아마, 스스로 집어서 읽어볼 생각까지는 못했을거예요.
중동지역에 대한 이야기다- 라는게 이 이야기에 대해 알고 있었던 전부였습니다.
영화 개봉할때쯤- 해서 서점에서 반짝~ 하고 팔리고 있었던것도 기억나구요.
새벽에 잠자리에 들려다가 책을 폈습니다.
소설을 읽기 전에 보통 번역자 후기를 읽어보는 편입니다.
그쪽에 스토리를 아주 간략하게 요약해 놓았더군요.
음 -ㅅ-; 허나 이번에 읽을때는 그 역자후기를 맨 마지막에 읽었습니다. 그러길 잘했더군요.
반전소설은 아니나, 내용을 노출하면 주인공이 느끼는 심리적 갈등에 공감하는것이 약간 힘들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것이 꺼려지고, 어려웠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도 연을 날리는 구나, 라는것만으로도 생소하고 신기했으니까요.
전에 '칼릴지브란'에 대한 책 읽을때랑 비슷한 느낌.
국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분명 이슈가 될만한 상황인데 '머나먼 당신'으로밖에 못 느끼는 제 도량에 대해 씁쓸한 표정만 지을뿐.
아미르와 하산은 친구입니다. 허나 아미르는 파쉬툰인이고, 하산은 하자라인 입니다.
수니파와 시아파. 이거만 해도 골치아픈데... 아미르가 성장하는 과정에 탈레반이란 세력이 등장합니다.
탈레반으로 등장하는 세력의 중점에는 어린시절 하산과 아미르가 결정적으로 멀어지게 된 원인이 된 아세프가 있었구요.
아미르의 열두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던 시기, 마을에는 연날리기 대회가 열립니다. 하늘에 떠있는 수많은 연을 유리 먹인 연줄을 통해 연싸움을 해서 떨어진 마지막 연을 잡아 집에 전시하는거. 그게 어린이들의 '로망' 이었죠.
연날리기 대회에서 마지막 연을 떨어뜨린 아미르는 대회의 우승자가 되었고...
함께 기뻐한 하산은 떨어진 연을 잡으러 뛰어갑니다. 주인이 원한다면 충성스럽게 '천번이라도' 라면서요.
나(아미르)또한 연을 따라 하산을 따라갔는데...
그곳에서 아세프가 하산을 강간하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보기만 할뿐, 나서지도 못하고, 하산이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될까봐 전전긍긍 했죠.
그러나 하산은 변함없이 아미르에게 충성을 다합니다.
그러나 하산은 아미르에게 시종일관 충성스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하산을 구하지 못했다 생각한 아미르는 어떻게든 하산이 자신에게 화내주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비겁한 모습을 용서받기 위해 하산을 괴롭혀도 보지만, 하산은 그렇게 화내주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독한 복수(....상대방을 영원히 죄책감에서 풀어주지 않는)같기도 한데...
작가가 의도한 바는 아마 하산의 변함없는 충성심과 '착한사람'의 표본으로 하산을 그리고 싶었을거예요.
책 후반쯤에 전쟁을 하는 이유에 대해 아미르 자신은 세상에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 두 종류가 있다고 이야기 하니까요.
그리고 하산을 진정 착한사람의 표본으로 세우고 있었으니까.
아무튼, 저러한 추억들을 바탕으로 아미르는 후에 하산을 추억하며 '그는 나를 사랑했었다' 라고 합니다.
얼마후 생일을 맞은 아미르는 아버지(바바. 아미르는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이름'으로 부릅니다. 처음에는 아버지에게 따듯한 애정을 받지 못해서 그런가 했는데.. 그런것도 아닌듯)
에게 시계를 선물받습니다.
그러나 시계는 어딘가로 없어져 버리고... 바바의 추궁에 의해 하산은 그 시계를 자기가 훔쳤다고 이야기 합니다.
바바는 도둑질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었지만, 어째선가 하산이 저지른 죄는 가볍게 '용서한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하산은 아버지 알리와 함께 아미르와 바바를 떠납니다.
아마, 하산이 알리에게 무언가 이야기 했기 때문이겠죠.
얼마 지나지 않아 아프가니스탄엔서는 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그럭저럭 잘 살았던 아미르와 바바는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됩니다.
미국 이민중 소설가가 되기로 한 아미르는 자기들처럼 전쟁을 피해 이민오게된 소라야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바는 암으로 죽게 되고...
죽기 전 마지막으로 아들의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러줍니다.
이 과정에서 아프간의 결혼 풍습들에 대해 대략적으로나마 알수 있었던 점이 참 좋았습니다.
번역자는 작가가 책을 쓸때 부드러운 시선을 견지했다고 하더군요.
과연. 이 부분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드러내는 방식이 무척이나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서 참 좋았습니다.
소라야는 자신의 비밀을 아미르에게 전부 이야기 하지만 아미르는 하산에게 어린시절 자기가 저지른 일을 이야기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미르는 소라야가 자신보다 나은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에 아미르 자신은 소설가로 크게 성공하게 되죠.
소라야와 아미르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습니다.
어느날 아프간에서 우편이 하나 도착합니다.
어린시절 바바와, 아미르의 친구였던 라힘칸으로부터의 편지였습니다.
편지를 받고 아프간으로 날아가니, 라힘칸 역시 건강이 위중한 상태였고, 충격적인 사실을 아미르에게 알려줍니다.
-이건 책을 직접보시는게 좋을거예요-
그 이야기를 들은 아미르는 괴로워 하다가 하산의 아들인 소랍을 찾으러 아프간으로 직접 떠나게 됩니다.
아내인 소라야에게는 1, 2주 걸린다고 한 여행이 탈레반이 된 아세프를 만나 만신창이가 되도록 몸이 상하는 큰 사고가 된 여행이 되었고...
소랍은 다행스럽게 아미르와 함께 있게됩니다.
아미르는 소랍에게 자신과 함께 가줄것을 부탁하고, 소라야에게도 소랍을 양자로 들이자고 이야기 합니다.
어린시절부터 괴로움을 많이 겪었던 소랍은 마지막으로 아미르를 믿어보기로 하지요.
어린시절부터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 할 수 없었던 괴로운 추억(하산을 내버려둔것)을 아미르는 소랍에게 이야기 합니다.
죄를 용서받는 느낌이었을까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라야에게도 하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마음속에 응어리진걸 '이야기 하는것'이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다니.
응어리진것을 이야기 해낼수 있는 힘이야 말로 모든 고민을 치유하는 열쇠가 되어주나니.
사실 상담이라는게 그런거죠. '이야기를 해주세요' 하고 아무리 아등바등하고... 그 이야기를 들어준다 해봐야 얼마나 큰 힘이 되겠어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고, 자신의 과거에 대해 낱낱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렇게 의지하고 싶을만큼 강한 사람이 되는게 더 큰 일이지..
아무튼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하지만 아미르는 소랍에게 약속을 번복합니다.
다시는 고아원에 두지 않겠다, 라고 약속했지만, 소랍을 입양하기 위해서는 고아원에 두어야 한다고.
그 고아원 에서 소랍이 어떤 일들을 겪었을까. 말도 못하게 괴로웠을텐데..
소랍은 절규합니다.
그리고 잠시 잠이 들었던 아미르는 미국에서 소라야에게 전화를 받습니다.
소랍의 입양이 가능할것이라고.
그 소식을 전하기 위해 아미르가 욕실 문을 열었을때 소랍은 아미르가 면도했던 오래된 면도칼 안에 들은 커터나이프로 손목을 그은 상태였습니다.
구급차를 불렀고...
다행스럽게도 소랍은 살아납니다.
아미르는 고민하고, 미안해 하죠.
그 작은 아이가 손목을 그을때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면도칼 안에 들은 커터나이프를 꺼내 손목 앞에 들고 얼마나 고민하다 그렇게까지 했을까, 하면서.
아무튼 소랍과 아미르는 미국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한번 상처받은 소랍의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았고, 아내인 소라야도 지쳐갑니다.
그때 미국에서 연날리기 대회가 열립니다.
어린시절 하산과 아미르가 연날리기를 했던것처럼, 아미르는 소랍이 아무리 고생스러운 일들을 겪었더라도 결국 '어린이'라는걸 깨닫고 그와 눈높이를 맞춰 함께 웃어줍니다.
연이 떨어지자, 예전에 하산이 아미르의 연을 잡기 위해 뛰었던것처럼, 이번엔 아미르가 소랍을 위해 뜁니다.
널 위해서 천번이라도 뛸 수 있어, 하면서 :)
어찌 소랍 뿐이겠습니까, 어린이들이 겪지 않아도 될 것들을 겪는게...
여튼, 아미르의 마음속 묵은과제를 털어내는 과정을 통해 가슴이 찡해지는걸 느낄수 있었습니다.
읽는동안 몇번이고 코끝이 찡해졌는가 모르겠네요...^^
한창 이슈가 될때 읽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