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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7/03
오래된 미래. 제목이 참 아이러니컬 합니다.
책 제목에 대해서 들은건 작년무렵이었죠.
근데 뭐, 그땐 제목만 듣고 말았고 -_-;;;;
최근에 읽었던 20대에게 추천하는 책을 골라 한권으로 묶었던 책(...길다)에서 다시한번 이 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라다크... 어째 제 귀에 저 마을이름이 자주 들렸습니다-ㅅ-;
라다크 공동체에서의 삶이야 말로 올바른 인간의 어쩌구 저쩌구.
하는 이야기가 책들에 간간히 보였는데...
이 책은 서양여성이 라다크를 찾아가서 생활하면서 그 라다크가 어떻게 변화했는가에 대한 보고서 입니다.
1~3장으로 이루어진 책의 진행은 이러합니다.
1.전통에 관해
-라다크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에 대해 소개합니다. 그사람들이 당연스럽게, 자연스럽게 '행복'이라고 느끼는것들에 대해 우리는 어째서 잊고 살았던가, 하고 깜짝깜짝 놀라게 해줍니다.
검약에 대한 비유(서양에서의 검약이라 함은 자물쇠가 채워진 창고를 지키는 나이많은 아주머니를 연상시키지만, 라다크에서의 검약은 한정된 자원을 조심스럽게 아껴쓰는... 그런 느낌입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것을 조심스럽게 아껴쓴다는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검약이죠.
소위 문명국 사람들은 '어떻게 저러고 살 수가 있을까...' 싶은데, 라다크(혹은 알려지지 않은 제 3세계)사람들은 잘 살아갑니다.
영양부족에 걸리지 않을까, 고혈압에 시달리지 않을까... 싶은 식단에도 사람들은 잘 살아갑니다.
작가는 이리 말하더군요. 우리가 영양에 대해 알고 있는 옳고 그른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그걸 절대적인것으로 맹신하는게 대체 얼마나 어리석은일인가, 하구요 -_-;
1장의 초반에서는 라다크의 생활상에 대해 작가가 보고 느낀것들을 적었고...
중반부에서는 라다크의 '사회상'에 대해 적었습니다.
서로 화내지 않는것이야 말로 가장 큰 미덕. 어떠한 경우든 상대의 마음을 상하거나 화를 내게 해서는 안된다는 공동체 의식이 사람들을 그리도 평화롭고 잘 지내게 만드는가, 싶어서 마음이 다 훈훈해 졌습니다.
그리고도 분쟁의 요소가 생릴때에는 제 3자를 대동해 그 사람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르는데,(그 사람이 누구든간에) 어린시절부터 분쟁이 있을때 이런식으로 해결하는 법을 배우기에 소위 '철없다' 하는 아이들이 적었던게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떠올렸던건 우리나라의 '전통'에 관한것들이었습니다.
소위 '코리안 타임'이라고 불리던 우리나라 특유의 '여유로운 시간분배' 가 외국인들의 눈에는 분통터지게 답답한 게으름으로 보였겠죠.
하지만 그 서양문물이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그 여유'란 전통이 아직까지 살아남을수 있었을텐데...
우리 조상들은 시계없이도 잘 살았는데, 이제 우리는 벽시계도 모자라서 손목에다까지 시계를 차고 다닙니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제 손목에도 시계가 매달려 있구요.
뭐가 그리 급해서 쫒기듯이 살아가는걸까.
웰빙의 첫째 조건은 '여유'인데 말이예요...
우리네 전통은 이미 그런 '웰빙'을 실천하면서 살고 있지 않았었던가요..
암튼 =_=...
1장을 읽으면서는 '전통'이라고 불리는게 라다크에만 존재하는건 아니라고, 우리나라에도 옛날에 존재 했던것이라는걸 느껴서 가슴한켠이 싸~ 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 인생이 따듯했던 날들... 을 읽으면서 느꼇던 체로키 인디언들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구요..
라다크 사람들의 종교관 또한 서구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그것'과는 달랐습니다.
작가분이 이 책을 쓰기 위해서 라다크 사람들의 종교관에 좀 더 긍정적인 느낌으로 책을 쓰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서구에서 불교의 공과, 무, 라는 단어 때문에 서구에서 불교는 허무주의적인것으로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허나, 라다크에 사는 주민의 말은 그 반대.
라구요.
사람들이 떠나가고, 돌아오는것에도 무심한 반응을 보이는것에 작가는 실망하지만 이내 깨닫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행복감을 느낄수 있다면 그것은 집착으로 부터 완벽하게 벗어나 있는것이라고.
라다크 사람들이 보여주는 기쁨의 모습과 마음의 평화는 적어도 외부 환경에 의해 좌우되는것은 아니라고.
흑 ㅠㅠ 우리도 옛날엔 이랬다고 ㅠㅠ
2. 변화에 관하여.
는 이렇게 평화롭고, 자신들의 삶에 만족감을 가진 라다크에 '서양인의 발길'이 들어서면서부터 변화하게 된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소위 '개화'라는거죠 =_=.
1장의 내용을 통해 익히 짐작하셨겠습니다만, 문명의 발자국이 라다크 사람들을 더이상 행복한 사람이 아니게 만든 내용들이 쓰여져 있었습니다.
작가는 1장으로 인해 가슴을 충만하게 해놓고 2장을 통해(사실 라다크의 현실이란건 2장에 나와있는 모습이죠. 작가는 16년동안 라다크에서 생활했고, 그 덕에 1장의 전통적인 라다크의 모습과, 2장을 통해 변해가는 라다크, + 라다크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읽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합니다.(.......)
이 장을 읽으며서 느꼈던 것은 우리 개화기의 흥선대원군과 민비의 대립에 관한것이었습니다(...
현대를 살고 있는 저는 우리 개화기 대원군과 민비의 대립에 대해 당연히 고지식한 대원군이 밉게만 보였습니다.
허나 이 책을 읽고보니 대원군한테도 뭔가 지키고 싶었던 우리 고유의 가치관이란게 있었겠구나.. 싶은게 느껴져셔 안타까웠습니다.
그 시절 단발령을 받고 좌절감을 느끼던 우리네 조상들의 모습이, 학창시절에는 고지식한 모습을 버리기 싫은 노친네의 모습으로만 비쳤는데, 이걸 읽고 있노라니, 우리 민족이 스스로의 전통에 가지던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했기에 개화에 거부감을 그렇게 까지 드러낸건가, 싶어서 가슴이 다 쓰라리데요. 허허...
음, 인상적으로 봤던 것은 '교육'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받는 교육의 모습은 '교양'을 쌓기 위한것들입니다.
허나 그런 교양의 표준은 대체 누가 정했나요.
실제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참 많을것입니다.
라다크의 예를 들면... 서양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과거에 라다크 아이들이 배우던 것은 스스로 의복과 주거를 마련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지역자체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한 교육을 특별히 누구의 가르침 없이 스스로 배웠던 거죠.
헌데 지금은 그러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배우는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서양의 교육을 받습니다.
표준화된 '인간'이란 개체를 만드는거죠.
뭐랄까, 환경을 검약하게 활용하던 라다크 사람들이 사라져 버린것 같아서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교육을 받는데 있어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끼리 군집화 시키는것 또한 세대간 분리를 초래하는 요인이 된다는 작가의 의견에도 쿵, 하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노년층이 사회로부터 소외받게 된게 현대적인 사회시스템 때문이라는데 설득력이 생긴느낌이라서 말이예요 =_=.
뭐, 우리나라도 저런 과정을 거쳤기에 더 안타깝게 읽었던가도 모르겠습니다..
2장 역시 1장의 차례를 따라 변화된 생활상에 대해 이야기 한 뒤, 변화된 사회상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갑니다.
관계수로가 망가졌습니다.
예전 라다크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도, 하자고 하지도 않았는데, 지시자 없이 스스로 관계수로를 고쳐 놓았습니다.
허나 지금은 상황에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태도를 보이게 되었죠.
관계수로가 망가졌습니다.
모두들 그것은 정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인 연대의식을 키우는데 가장 좋은 시간은 '모여서 노는시간' 입니다.
허나 엔터테이닝 산업이 라다크에 스며들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어울려 함께 능동적으로 노는 시간은 줄어들었죠.
방송을 통해 만나는 스타들을 절대 앞설수 없다는걸 알기에.
이제 함께 모여서 노는것보다 함께 듣는 행동을 즐기게 되었죠.
하지만 능동성을 상실한 행동이어도 그 사람들에게는 신세계의 문명과 마주한 추억으로 자리하겠죠.
우리 어머니 세대가 동네 사람들 모두와 함께 텔레비젼 영화를 봤던것처럼....
세상의 그 어떤 것이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합니다.
과학의 발전과 기술이 우리에게 가져다준게 많고, 현시화 하기 좋다만, 그것을 통해 우리가 잃게된것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작업 또한 기술이 발전하는것과 비슷한 만큼 고민해봐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
라다크가 주는 교훈이 그런거겠죠.
뭐 , 라다크만 그런가요.
아프리카의 수많은 지역들은 전쟁으로 헐벗고, 그것을 돕는다는 미명하에 전해지는 구호품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전쟁과 가뭄등으로 피폐해진 나라의 사람들을 돕는것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당연히, 옳은 일입니다.
허나 서양식 구호보다는 그들의 생활을 최대한 변화시키지 않고 돕는 방법에 대해서도 모색해 보는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이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장의 내용이 대게 저런것들입니다.
변해버린 라다크를 통해 우리가 얻을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가 라다크를 예전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뭐 이런것들요.
한데, 라다크를 원래대로 돌린다는 표현이 너무 기가막혔습니다.
개발이란 미명하에 전통을 변화시킨 사람들이 거기에 책임을 느끼고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애쓴다, 라는 책임의식을 보인거 같은데..... 아니 처음부터 안 건드렸음 되지 않냐. 응?
인류는 하나고 더불어 살아야 된다는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걸 기조로 해서 그 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전통이(이 책에서 말하는 '전통'의 개념으로)변화된다는건 옳은 일이 아닐거예요.
음... 3장은 라다크에서 시작된 개화와 개발에 대한 진지한 성찰들이 주를 이룹니다.
1,2장이 전하는 임펙트가 커서 '전통을 가진 사회를 최대한 손상시키지 않는 법' 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여튼... 그래요.
생각해볼것을 많이 늘려주는 책입니다...^_^
전통적인 삶과 웰빙에 관심이 많은 분,
사회의 변화가 과연 옳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가? 에 대해 의문을 가지신 분께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