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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13 그남자의 비블리오필리 (4)
2008/08/13 18:09

그남자의 비블리오필리

 

남자비블리오필리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허연 (해냄출판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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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분명히 고전을읽거나, 주제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 를 빌려오려고 했었단 말이지.
한데 어째선가 도서관에 도달한 나는 신간서가를 거닐었고, '비블리오'어쩌고란 제목을 가진 책을 손에 잡아들게 되었다.

우리네 삶이란 우연의 연속^.^(...핑계한번 -_-)

비블리오는 그리스말로 '책, 혹은 독서'를 이르는 말이다.
저 말에 대해 알게된거는... 사무실에 꽂혀 있었던책, 비블리오 테라피, 를 통해서였다.
2007/02/08 - [책이야기/★★★★☆] - 비블리오 테라피 -독서(문학)치료의 한가지 길
필리, 는 익히 아시는대로 '철학'을 이르는 단어.

번역하면 독서철학-ㅅ-?쯤 되려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었다.
쉽게 읽히고, 재미도 있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책을 쓴 허연씨는 신문사에서 '책'을 소재로 글을 쓰는 분이신가보다.
책 뒤에는 추천사 둘이 붙어있다.
이름만 대면 금방 알법한 조정래씨랑 공지영씨.

국내 유수의 신문사에서 책에 관한 글을 쓰시는 분이니, 내공은 무지무지 탄탄.
책 속성만 보자면...
2008/01/24 - [책이야기/구입예정] - 명작에게 길을 묻다
와 무척 흡사하게 느껴졌었다.
명작에게 길을 묻다, 쪽이 소설이나, 고전문학쪽에 초점을 두고 쓴 서정적이고 여성적인 느낌이 드는 글이라면....

이 책은 좀 더 인문학적인 느낌이 든다. ^^

책은 저자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일들을 시작으로 써내려져 갑니다. 그가 경험했던 것들에서 책을 떠올리거나... 책보다 말랑말랑하고 접하기 쉬운 영화속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비슷한 책과 연결시키는등, 무척 부드러운 연결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초반에서 다루는 내용은 세계적인 흐름 -ㅅ-? 세계사? 이런거였는데... 머리말 부분 넘어가면 등장하는게 '군중심리'에 대한거라 확 집중해서 읽을수 있었다.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하다 자연스럽게 신문방송학에 관한이야기로 옮겨가는것도 마음에 들었다.
난 몰랐네, 퓰리쳐가 신문사 사장이었다는거. 하지만 퓰리쳐 상을 만들고 어쨌던 좋은 이야기만 들렸던거랑 다르게 신문에 처음 삽화를 집어넣은것도, 스포츠연예내용을 집어넣은것도 퓰리쳐가 최초였단다.

허허. 그전까지 신문이 품위를 중요하게 여기던 매채라는것도 이걸 통해 처음 알았다.

신문방송에서 퓰리쳐의 장사꾼 이야기를 하다 자연스럽게 경제로 이야기를 옮겨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거 참, 자연스럽게 흐름을 잃지 않게 해주는게 참 마음에 들었다.

1장의 제목은 이 세상이 아주 작게 보일때.
2장의 제목은 수수께끼로 가득한 인간이라는 소우주.

말 그대로 인간에 대해 다루는 부분인데... 여기 읽으면서 참 많이 울었다.
어머니의 사랑과 아버지의 사랑은 뭔가 다르다.
책의 저자가 어렸을적 아버지의 재력을 표현하는것은 '샤프펜슬'이었다. 허나 저자의 아버지는 아이들이 조른다고해도 그걸 사줄 능력이 못 되었다.
다음날 아침, 저자는 필통을 열어보고 샤프심보다 뾰족하게 깍인 연필들을 본다.

저녁에 아버지가 깍아놓으신거.
아버지의 사랑은 그런식이다.

어째 우리아빠 생각나는게 왈칵 눈물이 나드라. 딸네들은 아빠 좋아한다 하더니, 나도 집떠나 사니깐 아빠가 막 좋아지고 그러는걸까. 암튼 줄줄 잘 읽다가 가족 이야기가 계속 진행되는 통에 울고 머리아파서 잠깐 덮어놓고 쉬었다.(하하하하)

책을 읽어갈수록 마음에 드는 구절들이 참 많았다.
'인간'을 다루어선가, 이 파트를 읽으면서 공감했던 부분이 참 많았다.

3장은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은 인간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2장에서 인간의 좋은 부분에 대해 다뤘다면 3장에서는 인간이 이루어놓은 문명에 대해 반박하는 글이 이어진다. 선비의 지조부터 시작해서 과학, 그것은 독인가 약인가. 뭐 이런 이야기까지.

4장은 '여가'에 대한 내용으로 꾸며져 있었다. 간단히 '예술'이란 주제를 책에 놓고 이야기 했다고 보면 될듯. 근데 '잰체'하는 느낌이 안들어서 참 좋았다. 그냥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게 느껴지는게 글을 참 유려하게 쓰시는듯 했다. 한정된 단어로 시를 쓰시다 풀어놓은 글을 자연스레 적어서 그런가, 참 느낌이 좋았다.

4장의 '폐허가 주는 눈부심, 폐허가 주는 깨달음'에 소개된 '중국문화답사기'의 폐허예찬이란 글이 무척 마음에 들엇다. 작가본인도 이 책을 쓴 위치우위 라는 사람의 문장 뽑아내는 실력에 감탄할 지경이니, ....^^

'밤비의 매력은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찾을 수 있다. 밤비가 갑자기 솟구치는 야심을 삭혀준 적이 있으며, 들썩거리는 마음을 달래준 적이 있다. 또 일촉즉발의 싸움을 저지해 주거나 흉악한 음모를 사라지게 해준 적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물론 밤비로 인해 웅장한 큰 뜻이나 용감한 저닌 또는 강한 열정이 사그라든 적도 있지만 말이다.'

라든가...

'모든 길은 저마다의 해답을 품고 있다. 이전에 떠나온 길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의 이유가 되는 것이다'

세상을 보는 눈이 정말 남다르다는 느낌이 드는문장들. 참 매력적이다.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꽤 높았던 책.

책 마지막 부록도 정리가 참 잘 되어 있었다.
보통 책을 소개하는 책들이 '나도 이런 책을 읽고 싶다' 하는 생각을 하면 찾아읽기 힘들게 처음부터 페이지를 뒤져가면서 찾게 하는 방식 대신 이 책 안에 소개된 책을 쉽게 찾을수 있도록 부록에 차례별로 소개한 책들을 리스트 화 해두었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왠지 든든해지더라.
소개되어 있는 원전을 읽고 싶다는 욕구를 충전시켜준달까.
보통 이렇게 책을 소개하는 책들은 오래된 고전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은 내가 즐겨 읽는 책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에 소개된 책중에 읽었던 책은 다섯권이 채 안됐다, 흑 ㅠㅠ

많이 읽어야지. 아직도 나는 한참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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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4
  1. BlogIcon milly L. marr 2008/08/13 20:13 address edit & del reply

    시간이 많지 않아서 후루룩 훑어보고 갑니다(이곳은어디? 군대~ -_-)

    매력적인 말, 부드러운 흐름, 다양한 이야기

    딱 세 단어가 눈에 보이는군요, 제대로 훑어본건가..

    • BlogIcon 혜란 2008/08/14 10:48 address edit & del

      네이. 그렇게 가볍게 읽어주시면 되는겁니다 ^_^. 흐

  2. BlogIcon 김랩터 2008/08/14 16:21 address edit & del reply

    매일경제에 글쓰시는 그 분이군요. 마침 오늘 신문을 보니 이 분이 소개한 시가 한개 올라와 있네요.
    제목은 '키스'

    키스 - 장승리


    병원 밖으로 나온다



    살아 있는 것들의 들숨과 날숨으로

    하늘은 저렇게 어두워지는데



    숨의 총량은

    어둠의 총량을

    넘어서는 법이 없다



    점점 희미해지는 얼굴들

    윤곽은 어디로 사라지는가



    바람을 오려

    남루한 저녁에 기우고 싶은

    오늘

    주차장 낡은 프라이드 안에서

    환자복을 입은 남녀가 입을 맞추고 있다

    검은 비닐로 싸인 항암 링거병 두 개도 입을 맞춘다



    [허연 기자님은 치열하고 극적인 분위기가 기막히다고 했지만, 저는 웬지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드는군요;; 뭐 이것도 편견이겠지요^^;]

    • BlogIcon 혜란 2008/08/14 21:23 address edit & del

      병원에 관한 글이네요.. 서로가 환자복을 입고 있어 생이 얼마 남지 않다는걸 알고 있을텐데, 그래도 검은봉지로 링거 병을 가릴 생각을 했다는데 가슴이 싸-해집니다.

      글의 느낌을 알기 쉽게 행과 행 사이를 크게 띄워주셔서 감상적으로 읽을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