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에게 피어싱'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8/09/14 아미빅 (4)
  2. 2008/09/12 가네하라 히토미 - 애시 베이비
  3. 2005/08/14 아쿠타카와 류노스케, 라쇼몽.
  4. 2005/03/21 가네하라 히토미. 뱀에게 피어싱
2008/09/14 23:54

아미빅

아미빅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가네하라 히토미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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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빅은 가네하라 히토미(좋아한다)의 08년 소설입니다.
03년 뱀에게 피어싱 이후로 1년마다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니, 과연 '파격적인 소재'를 쓴만큼 에너제틱한 사람인듯.

아미빅은 원래 '아메바같은'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나 작가가 의도한 아미빅은
acrobatic Me-ism Eating away the Btain it causes imagination Catastrophe.
...라고 합니다.

아크로바틱한 자기중심주의가 뇌를 침식해 일어나는 상상력의 붕괴.
라구요.

음... 소설은 역시 1인칭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주인공은 거식증 환자.
먹는것이라곤 영양제와 단무지, 카페인, 항우울제, 야채주스, 진토닉뿐.
타인이 음식을 먹는 모습에 일일히 혐오감정을 느끼고...

허나 20대에 작가로 대성해서 먹고 사는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역자의 말에 의하면 가네하라 히토미 자신을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모르는거죠 ~_~; 창조한 이미지로서 소설속의 그대,...인지, 아니면 정말 본인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건지는 본인만이 아는 사실.

소설을 통해 추론 할 수 있는것은 그녀가 거식증을 앓게 된 원인이 사귀던 애인이 약혼을 발표해버리고 난 뒤부터 라는 것입니다.
'그'와 결혼할 여자는 파티시에로 일하고 있었고...

그래서 '나' 역시 쇼핑을 나갈때라든가, 운전기사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물으면 '그'와 결혼할 여자를 연기하면서 마치 그 여자가 된듯 행동합니다.

자신 스스로는 먹지도 않을 sweets 들을 만들고, 만들고 만들면서 어쩌면 그의 약혼자에 대한 분노를 홈베이킹을 통해 토해내는 것일수도 있고.. 어쩌면 결혼한뒤 '그'를 위해 sweets 를 만들 '약혼녀'에 대한 뿌리깊은 질투로 먹지도 않을 (거식증이기에)빵들을 만들어 찾아온 '그'에게 먹이거나, 나머지 과자들에는 분노를 담아 짓이겨 버리는것으로 약혼녀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고... 뭐 그렇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가끔 보여지는 착란적인 모습이라든가, 먹을것을 거부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서글퍼 보였습니다.
1인칭 소설이지만 그 개인의 내면에 뭍어나는 슬픔이랄까, '울고싶은 기분'이 전해지는것 같아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소설에서 표현되는 모습은 메마르다 못해 거칠거칠할 지경이었지만 말이예요 -_-;

뱀에게 피어싱이나, 애시베이비는 '소통'에 대한 갈망을 적어내려간 소설인데... 아미빅은 슬픔을 적어내려간 소설이라는게, 약간 달랐습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책에서 묘사되는 '착란기'의 문장들을 읽고 있노라면 얼마나 그 자극적인 표현들을 꾹꾹 참고 눌러서 이런 착란문까지 쓰게된걸까, 싶어 작가가 안쓰럽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ㅋㅋㅋ)

정신분열증으로 입원해 계신 환자분들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고 생각했는데, 글쎄 -_-; 그거랑은 전혀 연관성이 없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냥, 중2병 걸린 20대 작가의 독백? 뭐 이정도 느낌을 가지고 읽을수 있었습니다.

중2병은 흔히 소년들이 걸리는병(.......아니, 이런 병이 진짜 존재하는것은 아니니 혹여 오해하시거나 하지는 않길 -_-;;;)인데, 아미빅에 묘사된 주인공은 '여성들만'앓을법한 신경증들을 앓고 있네요.

거식증에 분열증에, 그 원인이 이전 애인의 약혼자 때문이라는거 까지, 어쩌면 삼박자가 착착.

소설의 종국은 '그'의 약혼자와 '나'가 만나 대화하는 데서 절정에 달합니다.
'그'의 약혼녀 역시 보통 인물은 아니었던것.

사실 '나'의 입장에서 기술된 소설보다'약혼녀'의 입장에서 기술된 소설이었더라면 더욱 흥미롭고 탐미로왔을거란 생각까지 들만큼 :)

PS. 허나 착란증을 다룬 문장의 수준은 낮은편.
개연성이 없는건 알겠는데, 그래도 정말 착란증적인 문장의 최고봉이라면 눈물을 마시는 새, 의 도깨비들이 하는 대화. 이게 제대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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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2008/09/15 01:00 address edit & del reply

    앗, 아까는 없던 포스팅이! 반짝 나타났군요 ^^ 밤늦은 시간까지 포스팅을 ~
    추석 어떻게 보내셨나요!?

    • BlogIcon 혜란 2008/09/15 10:08 address edit & del

      쓰고잤죠(....
      보시다시피, 추석 연휴 내내 책읽고 지내고 있습니다;

  2. 108 2008/09/16 01:59 address edit & del reply

    쉬는날 없는 혜란이 리뷰 센터
    가끔은 책도 놓고 푸욱 쉬는게 중요하다구 ~

    • BlogIcon 혜란 2008/09/16 08:32 address edit & del

      그래서 잠자고 놀았습니.....

2008/09/12 15:36

가네하라 히토미 - 애시 베이비

애시 베이비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가네하라 히토미 (문학동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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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1 - [책이야기/★★★★★] - 가네하라 히토미. 뱀에게 피어싱

05년 책이었군요; 뱀에게 피어싱.
두 작가가 '아쿠타카와 상'을 받았습니다.

와타야 리사의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과, 가네하라 히토미의 뱀에게 피어싱.

최연소 아쿠타가와상 수상자로 '가네하라 히토미'가 선정되었는데, 후에 '와타야 리샤'가 몇달 차이로 '최연소 수상자' 자리를 꿰차게 되었습니다. 그래.

와타야 리샤는 소위 말하는 '오죠사마'계 캐릭터였습니다.
집에서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학교생활 잘하는 공주같은 느낌이 드는, 그야말로 '문학소녀' 같은 느낌이 와타야 리샤의 이미지를 대변한다면..

가네하라 히토미는 제대로된 사회부적응자였죠.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학교 안나가면서 대학교수인 아버지를 통해 책을 읽게 되고 12살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군요.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작가의 외모가 꽤나 '고갸루틱' 한것도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구요 ~_~.

상반된 전력을 가진 두 사람이 수상자다,
뭐 이래서 저 두 소설은 꽤나 시기를 잘 타서 흥미롭게 읽혔던 기억이 납니다.

거 참, 왠만한 일본소설을 읽으면 '뭐야이게 -_-;' 싶은 느낌이 강해서 그다지 즐기지 않는편인데, 간절하게 '소통'을 원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책의 매력에 빠졌었습니다.

그 이후로 가네하라 히토미가 뭔 책 새로 안쓰나... 되게 기다렸는데... 지난달에 '가네하라 히토미' 하고 서점 사이트에 검색어를 집어넣어보니 책이 두권이나 나오더군요.

...우와.
보고는 싶은데... 동네 도서관에는 안들어 오고... (아니 소재가 소재인만큼 들어올 확률도 꽤 -_-;;)
이걸 어째야 되나, 하고 카트에만 넣어놓은 상태로 한달이 지났는데..

가을이고 하니, 선물이라면서 두권을 받을수 있었습니다 ㅠㅅㅠ.


애시베이비는 '뱀에게 피어싱'을 쓴 후 5개월 후에 쓰여진 소설입니다.
허나 번역자분은 07년에 이 책을 세상에 내놓으셨네요.
미워 ;ㅁ; 좀 일찍 내주지(....)

한데 역자 후기 보면 이 책 번역한걸 뼈져리게 후회했다고 그러네요.
하다가 그만둘거야!! 몇번을 하면서 책을 내던질려고도 해보고... 뭐 그랬다고 하는데...

그럴만해요(.........)

적나라한 단어를 그대로 써서 그런가, 소설의 농담 자체는 뱀에게 피어싱때랑 되게 비슷한데, 랩핑이 되어 있고, 19세미만 구독 불가 딱지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ㅅ-;

음... 아쿠타가와 상 수상 후 가네하라 히토미는 지 맘대로 하던 인생 전력에 '작가' 타이틀까지 업고 삶을 더욱 자기 스타일대로 연마해 나갔는데...
최연소 수상자로, 어쩌면 히토미보다 더 인기 좋았을 와타야 리사는 '유명인이 된' 스트레스에 슬럼프에 빠져버렸다는 후문입니다.

흠 -ㅅ-.. 그럴거 같더라니, 역시(.....)
가네하라 히토미의 소설의 즐거움은 현실에서 '저질러볼 수 없는' 짓을 마구 저지르는 여주인공의 1인칭 시점에 자신을 대입해보는것입니다.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가학적인 묘사를 골자로 하고 있지만 주인공이 바라는것은 '진정한 소통' 이기에, 젊은 나이의 처자들이라면 흠뻑 젖어들어 보고 싶은 괴로운 감정을 괴로운 모양으로 묘사했단데서 이 책의 흥미도를 '높게' 쳐줍니다.

글쎄요, 역자 후기 보니, 히토미의 책이 나올때 좋아하는 사람들은 파격적인 묘사와 심리묘사, 문장력을 높이 사고,싫어하는 사람들은 자극적인 소재와 저속한 내용및 표현에 불만을 표시한다 합니다.
그걸 통해 작가가 뭘 말하고 싶어 하는건지, 이해하기 어렵고, 공감할수 없다, 라는데...

-_-; 일본소설의 매력은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코드'가 맞는건 완전 일치할정도로 맞고, 코드가 안맞는다, 싶은건 쳐다보기도 싫고...

하여튼 저는 이 책을 무척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코드가 맞았던 거겠죠.

근데 추천은 별로 하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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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4 14:49

아쿠타카와 류노스케, 라쇼몽.

1.책을 읽게된 이유. 계기, 동기

라쇼몽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양윤옥 옮김, 박철민 그림/좋은생각
'아쿠타카와 상'
일본문학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저이름이 새겨진 상 받은 책. 에 대해서 안 들어본 사람 없으리라.
나는 "뱀에게 피어싱" 이 아쿠타카와 상을 받은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저 상에 관심을 가졌었다.

예전부터 참 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그 헤비니 피아스에 상을 줬던 그 상을 만들었던 원작자가 쓴 소설은 대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아쿠타카와 상은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절친한 친구이자, '문예춘추'의 사장이었던 키쿠치 칸이, 젊은나이에 요절한 류노스케를 그리고자 만든 상이다.

류노스케는 태어난지 8개월만에 자신의 어머니가 미쳐버린 모습을 봤었고, 10살때 어머니가 미쳐서 돌아가시는 모습을 직접 봤었고, 그로인해 일생을 정신병의 유전에 대해 공포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섬세하고 생에 큰 굴곡 없이 중산층으로서 럭셔리하게 살아온 성장배경이 소설에 영향을 많이 끼쳤다고 하더라.
도쿄대 영어문학과 출신.
거기에서 당대의 유명한 인물들과 만나 사귀었고, 그로 인해 인정받을수 있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읽어보기 위해서 헤매기 시작했던건 작년 가을~겨울무렵 부터였다-_-;

학교 도서관은 물론이고 동네 도서관에서도 찾아 헤매봤다만, 너무 오래된 옛날 책이라서 도저히 읽고 싶은 마음이 나질 않았다;;

라쇼몽 자체가 짧은 이야기일 뿐이라서 다른 작가의 소설(꼭 카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과 함께 있는 책이 많았었다 -_-)과 함께 끼어있는 채로 책장에 꽂혀 있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그래서는 류노스케의 '맛'을 제대로 느낄수 없을것 같아서 읽질 않았었다.

그러던 차에 '좋은생각'사 에서 나온 라쇼몽을 보고 살까 말까 참 고심고심 했었는데, 동생이 요양차 집에 오면서 학교 도서관에서 '라쇼몽'을 빌려왔더라.
컴퓨터 쓰는건 동생에게로 밀어놓고 신나게 책을 볼수 있었다.(....)

책은 맨 처음 시작에 류노스케의 일생을 시작으로 단편선 이야기 몇점, 그리고 맨 뒤에 연표로 끝을 맺는다.

2.내용
책은 류노스케의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중에서 재미있었던 이야기 네개만 꼽아보자면

1) 라쇼몽
라쇼몽은 헤이안 시대 교토의 입구 역할을 했던 문의 이름이다.
흉흉한 소문이 도는 그 문 앞에서 '백성'은 시체의 머리카락을 뽑고 있는 노파를 만나게 되고 죽은 사람의 머리카락을 뽑아내고 있는 노파앞에서 증오심을 느끼고 칼을 뽑게 된다.그러자 노파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야 죽은 사람의 머리카락을 뽑는것은 당연히 나쁜 일이겠지, 그렇지만 여기 죽은 사람들 모두 그런 일을 당해도 괜찮을 사람들이여. 지금 내가 머리카락을 뽑아낸 이 여자는 말이제, 뱀을 팔아다가 네 마디씩 잘라서 건어물이라고 궁성호위대에 팔러 다녔단 말이여.
역병에 걸려 뒈지지 않았으면 아직도 그걸 팔러 다녔을 거여. 그것도 말여, 이 여자가 파는 건어물은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호위대 사람들이 너나없이 찬거리로 사들였대. 이 여자가 나쁘다고는 안 하겠어.
안그러면 굶어죽을테니 어쩔수 없이 한 짓이지. 그럼 지금 내가 한 짓도 나쁜 짓이라고는 못하지. 이렇게 안 하면 당장 굶어 죽을 테니 할 수 없이 한 짓이여.
이런 할 수 없는 사정을 잘 알던 이 여자는 내가 한 짓도 아마 너그럽게 봐 줄것이여"

라고.
그 말을 들은 백성은 그 노파가 입고 있던 옷을 벗기면서
'그렇다면 내가 옷을 홀랑 벗겨가도 원망은 못 하리다. 나도 그렇게 안하면 당장 굶어죽을 처지요'

라고 대답해준다.
그리고 둘다 모두 찾아볼수 없게되었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생각할만한것은 무수히 많은데, 가히 좋은쪽으로 생각을 정리할수 없도록 만든 이야기인것 같았다.
애매모호 했달까... '살아가기 위해 어쩔수 없이 하는짓'을 합리화 하는 노파를 벌하고 싶었던것인가, 아니면 그 자신이 당장 굶어 죽을것이기에 어쩔수 없다, 라는 이유를 대면 무조건 용서받을수 있다, 라는걸 표현하고 싶었던것인가. 알수가 없었다.

두가지 다 분명 매력적인(뭣;?)생각이긴 했다만 말이야.

2) 코
어느 절의 큰스님의 코가 턱 아래까지 길게 늘어진것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이야기다.
스님은 처음에 자신과 같은 코를 가진 사람을 간절하게 찾다가 수를 찾을수 없어서 제자승에게 방법을 묻는데, 제자승이 온갖 노력을 해서 코의 크기를 줄여주자, 그 코를 보고 주변사람들이 오히려 웃는 모습을 보면서 이상타고 생각하다가, 다시 원래의 코 모양으로 돌아가서 마음편히 웃는다.. 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로 당대 최고의 작가에게 극찬을 받게 된 류노스케는 문학계의 스타로 떠오르는 별이 된다 -ㅅ-.
사실 처음 썻던건 라쇼몽이었는데 대중의 반응이 별로라(??) 뜨질 못했었는데, 역시 지위와 권력, 힘이 있는 사람,(이미 대중의 인지를 얻고 있는 인물)만큼 인생에 탄탄대로를 열어주는건 없구나, 하는걸 느꼈다(...어이어이)

인상깊었던 구절은,

'인간의 마음에는 서로 모순된 두 가지 감정이 있다. 물론 누구라도 타인의 불행에 동정심을 품지 않는 이는 없다. 그런데 막상 그 사람이 불행을 어렵사리 극복해 내면 이번에는 어쩐지 뭔가 아쉬운 듯한 마음이 든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다시 한번 그 사람을 똑같은 불행에 빠뜨리고 싶은 듯한 마음마저 든다. 그리하여 어느새 소극적이기는 하지만 자칫 그 사람에 대해 적의까지 품게 된다.'

사회복지지 전공자인가 내가 들어서 매우 뜨끔한 이야기였다 -_-;
동정심과 조소에 관한 본능적인 인간의 감정을 어쩌면 이리도 바늘갖이 파고 들었단 말인가.
읽는 순간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종교가 없어서 그런걸까. 저 말에 반박할만한 적당한 생각이 떠오르질 않았다. 오히려 저 이야기를 그대로 납득해버리고 있는것 같은 자신의 나약함에 짜증이 났었다.

3) 덤불 속
어느 덤불속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이야기는 그 살인사건에 대해 '나무꾼의 이야기' '포도청 관리의 이야기'' 나졸의 이야기' '도망간 여자의 어머니인 노파의 이야기''범인 자신의 자백' '도망간 여자의 이야기' ' 처녀무당의 몸을 빌린 죽은사람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상황에 대해 서로 다른 진술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역시 사람은 자신의 상황에 유리하도록 기억을 재구조화 해서 이야기를 꾸미고, 불리할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버리는구나' 하는것 생각할수 있었다.
어쩌면 그러한 면을 처절하게 표현한 소설이랄까나.

하지만 이야기는 이상한 방향으로 끝을 맺는다.
대체 누가 범인이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맨 마지막 처녀무당의 혼을 빌린 죽은자의 이야기. 에서 드러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에서조차 누가 범인인지 제대로 알 수 없게 이야기를 꾸며서 읽는이이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놓은것이 매우 흥미로웠다(라고 쓰고 몹시 이상한 기분이었다, 라고 읽는다)

아,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이라는 영화는 류노스케의 이 이야기를 테마로 하고 있다.

4) 지옥변
어느 영주가 화가의 딸을 거두어서 시녀로 삼는다.
그 시녀의 아버지는 다른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는것과 다르게 흉측하거나 끔찍한 그림만을 그리는데, 영주는 그에게 '지옥변'을 그려달라고 한다.

그 화가는 자신의 제자를 쇠사슬로 묶거나, 수리부엉이를 풀어서 제자를 쪼게 만든다음 차분히 그림을 그리는 기이한 행동을 보이면서, 그림을 완성해 나가게 된다.

한편 영주의 시녀로 들어간 화가의 딸은 아버지와 이름을 같이 한 원숭이 한마리를 귀여워 하여 사이좋게 지내게 된다.

지옥변의 그림을 완성하기 직전, 화가는 영주에게 '그림의 완성을 위해서는 귀족의 우차가 불타는 모습을 그리고 싶은데, 그 모습을 직접 보지 않는 이상 완벽한 그림은 그릴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우차 안에서 아름다운 여자가 불타 죽는 모습을 꼭 그리고 싶다고.

영주는 희미한 미소를 짓더니, 소원을 들어주겠다면서 우차 하나를 불태운다.
그 안에 화가의 딸을 태워서.
그렇게나 딸을 예뻐했던 아버지였지만 가마에 불이 붙혀지지자 아버지는 타고 있는 마차를 쳐다보기만 하고, 마차에 함께 뛰어든것은 아버지의 이름을 받은 원숭이였다.

영주의 시녀이자 화가의 딸이던 그녀가 타오르는 장면을 바라보던 화가는 딸이 타 죽는 모습을 팔짱까지 끼고 쳐다보다가 가까운 시일로 그림을 완성해서 영주에게 바치고, 자신도 대들보에 목을 걸어 자살해버리고 만다.

인물들의 감정이 극도로 절제되어 있는 관계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였다. 2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그런가 주인공 인물들의 감정이라든가 속내에 대해서는 전혀 드러나 있지 않았었고, 다만 이야기가 끝났을때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속내는 어떠했을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3.느낌
어쩜 -_-.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깔끔한 느낌으로 똑 떨어지는게 없었다.
올드보이를 봤을때처럼 스탭롤 올라갈때 '죵니 꿀꿀한 기분'을 느꼈던것과 비슷했달까.
짜증이 나 죽겠는데,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워서(나한테만;?) 계속 읽어나갈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이런 이야기에 끌리다니 나란 인간의 자아정체감은 대체 어떤 방향으로 뻗어 있는건가 -_-싶기도 했었고....

재미있게 봤다는 사실로 약간의 죄책감이 느껴지던 책이었다.

하지만 좋은 결말, 완결된 결말을 보면서 개운해라 했던것과 달리 작가가 마쳐버린 이야기 안에서 읽어가는 사람 자신이 등장인물들과의 관계를 짐작해 미루어 볼 수 있도록 얼기설기 틈을 만들어 놓은것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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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1 20:48

가네하라 히토미. 뱀에게 피어싱

뱀에게 피어싱
가네하라 히토미 지음, 정유리 옮김/문학동네
순전히 처음 보기 시작했던 이유는 이누군의 추천때문.
맨날 도서관에 가면 꽂혀 있고, 빌려가는 사람이 좀처럼 없어서 너무나도 재미없는 소설이려나...
했는데. 추천해준걸 믿고 도서관을 헤메이다 마침내 그 책을 집어들었다
페이지를 처음 펴는 순간부터 그냥 빠져들어 버렸다.

술술 훑어볼때는 짤막한 대사들만 눈에 뜨이는게 금방 읽기도 금방 읽겠다. ...정도 였는데, 읽어나기기 시작하면서부터 잘 모르지미 호기심을 크게 가지고 있었던 어둠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참 말초적인 부분에 대해서 잘 자극한 소설이구나 싶었다.

역자 후기엔 너무나 가학적인 이야기라서 거북했다고 하더라.
나는 뭐-_-;소프트하게 즐겁게 읽을수 있었다. 마음편하게 즐기면서..... 그래. 분명히 굉장히 가학적인 이야기였을테지만 등장인물들 스스로가 원해서 하고 있는 일이라서 그렇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르겠다.

이해할수 없었던건 왜 타인보고 다가오지 말라고 그렇게 온 몸으로 비명을 지르느냐. 하는거였다.
...내가 이리 이야기 하는게 그네들한테 비치기론 '다가오지 말라고 한적 없는데? 그사람들이 피하는것 뿐이야.' 라고밖에 안 비춰질것 같다만.
...글쎄, 그런식으로 자기를 표현하고 싶었던건지도 모르겠구나. 잘 생각해보면...음.

하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인걸.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그 사실을 부정한다는건 인간이기를 포기한 생물이라고 보여지니까.

스스로 무언가 하고싶다고 동기화 되는 이유도 분명히 사회적인 배경에 있을거다. 분명히. -_-; 이건 내가 종교신념처럼 믿는거니까...(하략)

아무튼...어디나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게 마련.
극한과 어둠을 즐기는 경우래도 마찬가지 일거다.
하지만 나는 이해할수가 없다.
세상엔 이해할수 없는 종류의 사람이 참 많다.

하지만 별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분명히 그네들도 이쪽 세계를 이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그쪽 세계로 빠져들었던 것일테니.

가학적인 연애 소설에 깊이 정신을 쏟아 무언가를 발견하려고 하는건 참 머리아픈 일일거다.
아무리 상을 받은 소설이라고 해도, 나는 이 소설에서 무슨 의미를 발견할순 없었다.

단지, 그런 어둠의 세계에 살고 있는 한없이 당당한 그 사람들에게 한없는 연민만 솟아났었을뿐.
불쌍한 소설이긴 했다만, 확실히 재미는 있었다.
템포도 빨랐고.. 재밌는책 없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이걸 보라고 추천 해줄거다.
글쎄, 이걸 본 사람이 나에 대해 '이상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만,
그런 책을 읽으라고 소개했다는것도 '나를 표현하는'한 방법이 될테니까. 나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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