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06 02:39

넌 활자중독이야!

넌 활자중독이야!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연 나는 활자중독인가?
를 곰곰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래서 메모해놨다 '활자중독이 되면 활자에서 얻는 감동이 줄어들까?'

'중독'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그리 곱지 않은걸로 미뤄보아 좋은건 아닐지라.
예전에 길을 걷다가 왜 그렇게 표지판 글자를 읽어대냐는 핀잔을 들은적이 있었다.

아아. 그게 어쩌면 활자중독의 양성증성이었겠구나...
표지판의 글씨를 읽지 않으면 불안했으니까.
불편한 시간을 견디는 방식으로 글자를 읽는걸 선택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때 이후로는 딱히 불안증에 시달리기 때문에 글자를 집착적으로 읽은적은 없었던것 같은데 -_-;;

나는 읽는다는 행위를 참 좋아하긴 한다만, 그것을 담고 있는 매체의 내용을 배제하고 읽는 활동 그 자체에 집착하고 있는것은 아닌듯 하다.

활자중독에 대해 다룬 글 몇개를 읽어보니...; 임상증상이 나랑 비슷하길래
쫌 흠칫 -_-; 했다.

1. 화장실 갈때 책 없으면 못간다
- 이건 뭐; 누구나 그런거 아닌가 -_-; 오죽하면 새로 설계되는 아파트 화장실에 잡지꽂이까지 일부러 만들어 놨겠어, 응?
2. 그게 없으면 치약이나 화장지에 적인 깨알같은 글씨라도 안 읽으면 못 배기거나
- 해봤다
3.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책을 펴고
- 아니, 이건 좋은 습관 아니던가? ....근데 확실히 이게 좋은 습관이라면 다들 책을 펴고 있었겠지. 나만 펴고 있었던 상황이었다는걸 고려해보면 긍정적인 활동은 아닌가보다
4. 도서관이나 대형서점에서 3시간 이상 서있는다
- 내가 보고싶은 책을 고르기 위해 헤매는 시간조차 활자중독으로 폄하하다니 이건 -_-...
5. 책냄새를 다섯가지 이상 구별할수 있다
- 열가지라도 가능하다 -_-; 솔직히 이거 싫어하는 사람 몇이나 될까
6. 시골할머니 댁에 가서 읽을게 없어 농약사용법이나 축산신문등을 읽은적이 있다
- 응. 비료 푸대에 적혀 있었던 설명 문구랑 경운기 공구함 설명서 까지
7. 집을 떠나게 될때 가방에 책을 챙긴다
- 읽을수 없는 상황이 될것이라는것을 알면서도 갖고간다. 갖고 있다는것으로 마음이 든든해진다. 근데 이것 역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법한 행동...
8. 서핑중독 증세도 있다
- 그러다가 보이는 글들을 읽어가면서 관심의 폭을 넓히고.. 그러는거지
9. 밥먹을때 책을 읽는다
- 초등학교시절, 급식실에서 이러다가 담임한테 혼났다.
혼자 밥먹을때라면 식당에서도 책을 꺼내거나 신문을 읽는다.
10. 밤에 이불뒤집어 쓰고 책본적 있다
  - 여비서 왕빛나와 함께. 역시 초등학교 시절
11. 시험전날 딴책본적 있다
- 시험보기 10분전까지 추리소설 읽은적 있다
12. 지하철 노선도나 버스노선도가 참 재미있다
- 안재밌나;? 내가 길치라 그런가 -_-;;; 무진장 흥미롭던데
13.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책본적 있다
- 솔직히 이거 안해본 사람 몇이나 될꼬. 만화책이든 소설책이든...
14. 신문 광고지 다 읽은적 있다.
- 광고지에 나오는 화사한 가격러쉬가 나를 읽지 않고 못배기게 만들더라. 같은 맥락에서 쇼핑카달록도 꼼꼼하게 다 읽어본다)
15. 주식시세를 싹 읽어본다
-...는 아니고, 어린시절 벼룩시장 전부 다 읽은적은 있다. 요새도 가끔...
16. 길가에 간판을 소리내어 읽어본적 있다
-위에서 설명했었지
17. 전문잡지나 금융상품 안내서도 잘 읽는다
- 물론! 이거만큼 재밌는게 또 있을까. 은행가면 금융상품소개, 안경점 가면 안경전문 잡지, 병원가면 의약품 안내전단, 아무튼 내가 처하게 된 공간에 '읽을수 있는 종이'가 있으면 주의깊게 본다.
18. 맞춤법에 민감하다
- 이건 아니다!(...) 블로그에 글 쓸때 오자 체크 해본적 한번도 없다(....반성해야되나)

어째서 '활자중독'이 부정적인 단어로 받아들여져야 할까
활자중독은 나쁜 말이 아닌데.
강박증의 임상증상의 하나로 나타나는게 활자중독이라면 모를까, '활자중독'이라는 강박증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믄 끼치지 절대 해를 끼치는 활동은 아닌거 같다 -_-;
정신병은 언제나 '정도'의 문제라고 그러니까... 뭐. 불안하다는 느낌없이 책을 읽을수 있다면 긍정적인거 아니겠냐..... 이말씀.

병으로 판단되는 활자중독의 이면에는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이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것들, 마음의 공허한곳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거나, 괴로운 기억이 의식의 전경으로 떠오르는걸 막기 위해서 책을 집착적으로 읽게 되는것이라 하더라. 그게 아니라면 mp3라도 들어야지 마음이 편해진다거나...

음... 근데 정말 귀에 뭔가를 꽂고 사방에서의 소리를 차단하면 불안함이 사라지고 좀 더 용감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되더라. 근데 이건 나만 그런걸까? 그런건 아닐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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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33
  1. BlogIcon 정호씨ㅡ_-)b 2006/12/06 03:20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해당되는게 많은데....
    왜 전 활자중독이라는 얘기를 들은적이 없을까요...ㅜㅜ

    • BlogIcon 혜란 2006/12/06 09:33 address edit & del

      중독이란 단어 자체가 그리 좋은 느낌은 아니잖아요 -ㅅ-;;
      세상에서 말하는 제일 어려운 단계인 '적당한' 레벨로 책을 읽고 계신데 어이하여 활자중독이라는 부정적인 느낌의 타이틀(?)을 따려 하십니까;ㅁ;

  2. BlogIcon 육시 2006/12/06 03:29 address edit & del reply

    8개지만 스스로도 활자중독이라고 생각 되진 않는 군.-ㅛ-;

    근데 활자중독이 그리 나쁜건가?
    뭐 물론 대인관계나 사회활동에 지대하게 악영향을 줄 정도라면 모르겠는데.

    어쩜 인식의 차이인가...게임이나 만화에 집중하면 맞을넘이고 책에 집중하면 방해 안되게 배려하는 그런거?

    • BlogIcon 혜란 2006/12/06 09:33 address edit & del

      언제나 '정도'의 문제지.
      정신병도 그런거래드라. 누구나 인자를 가지고 있다만, 정신병이라고 진단받은 사람들은 그 정도가 사회에서 용인해주는 레벨을 넘어선 사람들이라고.

  3. BlogIcon 민지 2006/12/06 08:32 address edit & del reply

    12개밖에 안되네요^^
    전 아니죠?(...)

    근데 뭐든지 과하면 안 좋지만...;
    책 자체는 읽을려면 약간의 의식이 필요해요.
    텍스트야 언제나 접하지만 말입니다.

    전 어디에 중독되면 확실히 인지합니다.
    '난 중독됐어...중독됐어...'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_-;

    문화활동하는거중에 제일 싸고 재밌는게(가격대효율이랄까)
    독서아닐까요?

    • BlogIcon 혜란 2006/12/06 09:36 address edit & del

      응. 그래서 '책을 읽어라' 라고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드글드글 볶는가보지.
      음... 정도가 중요하지 언제나 -_-; 과유불급이라...
      책에 끌려 살아가는 인생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흑.

      근데 그 말은 진짜 맞다.. 소비대효율이 제일 높은게 독서.

  4. BlogIcon 미로 2006/12/06 09:44 address edit & del reply

    나는 뭐...
    먹을거를 사면 그 껍데기에 써있는걸 자주 읽는데.

    본 제품은 재정경제부가 고시한 소비자 보호법에 의거 정당한 소비자 피해에 대하여 보상 받을 수 있습니다, 라던가.

    휴지 줍는 고운 마음, 안 버리는 밝은 마음, 이라던가.

    원재료명 : 액상과당, 식용색소 황색 4호, 라던가.

    • BlogIcon 혜란 2006/12/06 15:17 address edit & del

      1.봉투과자및 라면... 젤 흔히 볼수 있는거.
      2.껌(요새는 많이 안 써놓는것 같더라.)
      3.사탕(식용색소 황색4호..정말 저 색소 안들어가는 색깔과자 흔치 않았던것 같음)

  5. BlogIcon 루돌프 2006/12/06 11:41 address edit & del reply

    1,3,4,6,7,8,9,10,11,12,13,14,17,18
    정도 되는군요.. -_-
    저도 활자중독증세가 보이고 있습니다.
    게임을 해야 치료가 될까요.. (퍽)
    뭐 딱히 치료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요..

    • BlogIcon 혜란 2006/12/06 15:18 address edit & del

      읽을글자가 없으면 불안 초조하거나.. 그르지만 않음 되죠;ㅁ;

  6. BlogIcon Clockoon 2006/12/06 12:37 address edit & del reply

    전 18개밖에 해당하는 게 없네요.
    ......


    근데 생각해보니 활자중독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아요.
    허허벌판이 아닌 이상, 주변에서 글자 보기가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 BlogIcon 혜란 2006/12/06 15:20 address edit & del

      아마 저것 말고도 찾아보면.. 글자주변에 자신도 인식하지 못했던 글자 찾아읽기에 대한 기벽들을 발견할수 있을것 같아요 -_-//
      그쵸, 당연스러운거죠.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글자에 휩싸여 지내는게...
      문제는 그중에 옥석을 가려내는거.

  7. BlogIcon nefos 2006/12/06 13:47 address edit & del reply

    글쎄...나도 많이 해당하는데?
    중독이라는 의미보다는 집중할게 없는 시점에 활자에 집중하느냐정도를 체크하는거랄까..'mp3'가 있다면 다른거에 집중할필요도 없고, pmp가 손에 있다면?...

    • BlogIcon 혜란 2006/12/06 15:21 address edit & del

      주변상황으로부터 나를 격리하는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거 같어.
      어쩌면 활자중독이라는게 책을 읽지 않으면 불안불안한 증상을 다루기보다 환경에 적응하는게 두려워서 상황을 피하는 방식의 한가지로 '글자'라는걸 택한건 아닐려나.. 싶음.

  8. 승지` 2006/12/06 13:53 address edit & del reply

    책냄새를 다섯가지 이상 구별할수 있다 <10가지 구별해? 진짜?
    비료푸대! 놀랍군..
    ㅋㅋㅋ 난 맞춤법..
    3,4,10,13,16,17,18
    활자중독, 중독이 나쁜가? 전혀...
    다만, 너랑 같이 걸어갈때 니가 사라지는게 난 싫다...ㅡㅡ..
    다만 그것뿐이야...

    • BlogIcon 혜란 2006/12/06 15:23 address edit & del

      종이마다 냄새가 다르니까... 시대가 변해오면서 책으로 만들어지는 종이의 종류도 늘어났고, 염료들도 다르니까...
      니도 할수 있을걸 -_-;

      그러고보니 투명한 비료푸대본지가 꽤 오래됐고나..

  9. neueziel 2006/12/06 21:19 address edit & del reply

    ...젠장 다 걸린다;ㅁ;

    • BlogIcon 혜란 2006/12/07 14:06 address edit & del

      수많은 글자들에 휩싸여 살아가는게 당연해진 시대..

  10. BlogIcon 琳☆ 2006/12/07 02:23 address edit & del reply

    트랙백 고고

    • BlogIcon 혜란 2006/12/07 14:06 address edit & del

      그렇지, 저런 테스트 보면 왠지 나도 해보고 싶고 그래지지~

  11. BlogIcon lican 2006/12/07 12:10 address edit & del reply

    뭐랄까
    저정 하나빼고 다 적용..
    그런건 둘째 치더라도 요즘 읽을게 없어서..
    한번본 책은 거의 외우는 편이라[내용만] 재밌는 소설책이라도 두번읽기는 싫더라구요-
    만화책은 그림보는재미가 있지만...

    • BlogIcon 혜란 2006/12/07 14:08 address edit & del

      읽을만한게 없다니요, '재미있는'것이 부족할뿐, 읽을것은 무궁무진 하답니다 -_-/
      한번 본 책의 내용은 누구나 기억하죠; 문제는 마음에 양식이 될만한 문구들은 잊어버리게 된다는것.

  12. BlogIcon 2008/06/10 01:49 address edit & del reply

    저랑 참 많이 비슷하신것같아요 ^- ^ 저도 책 정말 많이 좋아하는데!

    • BlogIcon 혜란 2008/06/10 09:10 address edit & del

      사실 전 책을 좋아하지 않아요.
      오기파느라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을뿐(...후)
      진짜 좋아하는 것은 세미오덕에 관련된(퍽)

  13. 오골개 2008/08/19 22:20 address edit & del reply

    강박증이 무서운게 평소에 심하지 않을때는 누구나 가볍게 여기고, 거기서 어떤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착각하는거죠. 가령 완벽주의적인 성격이나 결벽증. 자기 나름대로 완벽하게 일처리해서 주위 평판도 좋고, 깨끗하다고 칭찬듣고... 그렇게 평생 간다면 좋겠지만... 강박증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만히 있지를 않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문득 이상한 경험을 통해서 강박증세가 다른쪽으로 급속히 번지는 경우가 있죠.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던게 갑자기 불안해지고 고통스러워지고. 불안을 느끼신적도 있다고 하니 강박증적인 요인이 가지고 계신거 같은데 평소에 스스로 관리를 하시길 빌겠습니다.

    • BlogIcon 혜란 2008/08/21 08:44 address edit & del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 스스로본문에 분명히 언급을 했습니다 ^_^
      제가 근무하고 있는 현장은 저러한 신경/정신과적 증상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곳입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오래된 글에 댓글 달아주신걸 보니 티스토리 2007 보고 오셨나 보네요. 반갑습니다~

  14. 이름 2008/10/21 20:55 address edit & del reply

    몰입과 중독은 확실히 다르다

    구분하는 방법은

    행위의 의도를 살펴보는 것이다.(요령은 자기자신에게 솔직하게)

    합리화에 빠지면 아주빙빙 돌아가는 수가 있으니 주의하자

    자신한테 물어보자 "내가 지금 왜 이 일을 하는가"

    솔직한 나(너)는 이미 알고있당

    • BlogIcon 혜란 2008/10/21 22:28 address edit & del

      칙센트 미하이? 의 책을 읽으신 분이군요.
      합리화는 부정적인것이 아니랍니다 :) 모든 방어기제는 적절히 기능할때 삶을 더 유연하고 흥미롭고 안정시켜주지요. ^_^

  15. BlogIcon o000o 2008/11/16 02:2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13번 하나 해당하네요. 활자기피증 체크리스트가 있으면 아마 다 해당될 듯 해요. ㅋㅋㅋ 오늘 처음 왔는데 재미있게 글을 잘 쓰세요. 종종 찾아 뵐게요. *^^*

    • BlogIcon 혜란 2008/11/16 10:55 address edit & del

      불안심리가 작용하는거래요, 아무말 없이 어색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글자를 읽는데 집중하는거죠.^^;
      그게 아닌 경우가 더 많지만...^^재밌게 글 쓴다는 칭찬을 이리 직접적으로 들어본건 처음인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 BlogIcon o000o 2008/11/16 18:25 address edit & del

      행간의 의미를 따라가며 사유의 숲을 거니는 걸 즐기시는 분들은 세상을 더욱 넓고 깊이있게 보기 위해서 마음밭을 더욱 잘 일구기 위해서 활자에 더욱 애착을 가지시는 것 같아요. 책을 많이 읽은 분일수록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더 잘 아시기 때문에 겸손한 경우가 많고, 그래서 더 많이 읽어내고자 욕망하는 것인지도 모르죠. 세상의 얼개라도 알고 살려면 그런 욕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책장을 덮어야 될 때만 안다면. 얼토당토 안 한 얘긴가요? 어흑...ㅠ.ㅠ

      재미있게 읽으면서 읽는 동안 생각도 하고 가니 제가 쌩유이옵니당. ㅋㅋㅋㅋ 벌써 밥때네요. 꼬르르륵~~~

  16. 01 2009/06/19 20:48 address edit & del reply

    5. 책냄새를 다섯가지 이상 구별할수 있다
    .............................................................
    '말도 안돼. 농담이겠지'

    • BlogIcon 혜란 2009/06/20 15:29 address edit & del

      그런만큼 좋아한다.. 이런 뉘앙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