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청목(청목사) |
도서관을 스치다가 정렬이 잘 못 되어 있는 책을 하나 발견했다.
프랑스 문학인데, 영문학 카테고리에 꽂혀 있었다.
'뭘까' 하는 호기심에 꺼내본 책이었는데...
다 읽고나서는 가슴이 쓰라리게 아파오는 소설이었다.
책을 처음 폈을때 눈을 뗄 수 없었던건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나 비참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서 열살 먹은 어린애가 살아가면서 보고 느낀것들이 1인칭으로 제시되는 소설이었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서 볼 수 있었던 '아픔'을 통한 성장과는 다른 느낌이었는데...
어떻게 된게, 불쌍할만큼 계속 아프면서 성장을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야기가 끝날때까지 모모는 아프다.
나도 아팠다.
모모는 아랍계 창녀의 아들로 태어나서 늙어서 더이상 창녀생활을 할 수없게 된 로자부인에게 맏겨져 살아가는 나이조차 잘 모르는 아이다.
자신은 열살이라고 알고 있는데...실은 열 네살이었던..
나이를 알게되는 과정에서 창녀였던 엄마의 이름을 알게 되고, 아버지가 정신병자라서 어머니를 죽여버렸다는걸 알게 되었으면서도, 그 상황에 '엄마의 이름'을 알게 되어 기뻐하기만 하는 소년이 모모다.
하지만 그 아이가 세상을 대하는 눈은 어른보다 차갑고, 냉소적이지만 현명해 보였다.
사랑이란 이름의 따듯함도 서려있었고...
근데... 책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인생아, 니 진짜 왜 이러니' 하고 자꾸 입속으로 되뇌었었다.
이래서 자기앞의 생이란 제목을 붙힌건가. 싶기도 했었고...
자신의 친구였던 하밀 할아버지가 모모를 자꾸 빅토르라고 부르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하도 기가막혀서 소리나게 웃어버렸는데..
모모는 그러한 상황쯤은 별로 아프지 않다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이 아이러니가 되서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책 초반에서는 죽기전까지 쟈멜라를 기억하게 해주신 하나님이 감사해서 늘 웃으셨던 하밀 할아버지는..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아갈수 있나요?'란 모모의 질문에
사랑이 없어도 살아갈수 있다고 부끄럽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셨다.
그런데 책 마지막 부분에서는...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잊어버리기 전에 죽을거라고 자신하던 하밀 할아버지가 그 사람을 잊어버리셨다.
자멜라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살아가고 있는 할아버지.
로자부인을 잃어버릴것을 알지만 살아가고 있는 모모.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야 어쨌든 떠올릴수 있는것만으로도 표정이 밝아졌던 하밀 할아버지의 모습을 봤던게 모모한테 답이 되었던걸까.
이런게 성장인가?
모모 너도 늙게 되면 로자부인이란 사람이 있었다는걸 잊게 되겠지.
하지만 그 사람을 '사랑'했다는건 기억할수 있을거야.
그걸 알게 된게 14살이란 성장의 의미겠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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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뇨 2006/05/07 21:09
그런 이야기였나? 흠..할아버지가..할아버지가 불쌍하네.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아갈수 있나요?' 라는 말에는 할아버지와 똑같이 대답했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잊어버리진 않을꺼 같아.
.....
예전에 한번 좋아했던 사람의 이름을 잊어버린 일이 있지만;;;후후후훗;
이제는 없을꺼야. 성숙해졌으니...-
혜란 2006/05/07 22:33
세상에 자연의 법칙만큼 잔인한게 없는거야...
생명이 없는것이라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부패해가지
생명이 있는거라면 노화되어 가고....
나도 그렇게 생각은 해.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어떻게 잊어버리냐.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내가 원하지 않아도 잊어버리게 돼..
'미소'로 기억되긴 하지만 정확하게 떠올릴수는 없게 된다구.
제길, 이거 읽으면서 노년의 자살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게 됐었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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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란 2006/05/08 01:04
어.
지금 아프고 괴로운걸 늙어서도그대로 느낄텐데.
지금 죽고싶은 마음이 그렇게 강하지 않으면...
더군다나 죽음을 시도하려면 무지하게 아파야 된다는걸 아는데...
아마 못하겠지.
하지만 심각하게 생각해본다면...
그리고 아직 내가 늙기 전까지 시간이 남았으니까.
만족할만한 답을 찾을 시간은 아직 충분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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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uku 2006/05/09 23:54
성장소설 진짜 좋아요.
읽으면서 자신한테 쉽게 투영할 수 있어서...자기연민...
그리고 그런 상황에 처해지는 아이들을 보면...
아놔 진짜...눈물이 마르질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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