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01 19:16

인간실격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민음사
인간실격. 제목부터 뭔가 범상치 않다.
한국 SGI서가를 거닐던 승지가 작년 봄에 나한테 '인간실격'이라는 책을 읽어봤냐고 물어봤었다.

제목을 처음 들었을때 그다지 유쾌한 느낌이 나는 소설이 아닐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아마도 이 책은 폭력의 피동자가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해버리게 된다...라는 내용이 아닐까...라고 짐작했었다.

그래.. 그리고 저 책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지냈었다.
한데, 서곰돌군이 드물게 책을 읽은 이야기를 나한테 해줬었다. 읽어봤냐고.

두사람의 추천이 겹치게 되니 어지간해서는 소설을 접하지 않는 나래도 보고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생기더라..

가볍게 읽고자 하는 마음에 스피드하게 스륵스륵 읽어나갔는데.. 첫 느낌은 '뭐 이런 재수없는 자식이 다 있어' 였다.
자전적인 고백에서 겸손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어린시절부터 인간이 실격자였다는 이야기인가.. 하고 가볍게 넘겨버렸었는데..

책 뒤에 다자이 오사무란 사람에 대해서 해설을 덧붙힌게 있었다.
내용을 읽기 전에 작가에 대한 통찰이 있다면 다시읽게 되었을때 무언가 느끼는게 있을까.. 하고 후기를 찬찬히 읽어보니, 책을 쓴 작가가 자살을 무려 다섯번이나 시도한 사람이란다 -_-;;;

39살, 다섯번째 시도한 자살에서 성공해서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자살한 작가' 라면 뭔가 호기심에서라도 책을 더 읽어보고 싶지 않던가?

그래 -_-; 저런 유치한 마음가짐으로 다시처음부터 찬찬히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후기에 설명해놓은 해설위원의 설명을 짜집기 해보자믄....
다자이오사무(본명 쓰시마슈지)는 어린시절 시골에서 살았지만, 굉장히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똑똑한 아이였다고한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문학에 빠져들고, 가부키에 쓰이는 음악을 배우면서 여자들이랑 노는걸 배우게 되고...
그 이후부터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고...
소설을 인용해보면, 창녀들이랑 놀아나다보니, 여자들을 꼬시는 기술이 늘어서 참 다사다난한 연애를 겪은듯 한데....
자살시도한거중에 두번이 여자랑 동반자살을 기도한거였다 -_-;
실패한 첫번째 동반자살에서는 여자만 죽고 자기만 살아났었고..
결혼한 부인이랑 믿고 있던 스승과 약물중독 치료하러 함께 간 병원이 정신수용소라는걸 알게 되어 인간에 대한 배신감에 개 좌절을 먹고.....
다섯번째 마지막 자살 에서는 또 여자 하나 끼고 자살에 성공했고...부인도 아니었단다 -_-;

스스로를 드러내기를 극도로 부끄러워 한 작가였다고 하더니만...
나래도 저런식으로 살았다면 스스로를 드러내는게 정말 부끄러웠을것 같다.

그래... 그걸 알았기에 소설의 제목을 '인간실격'으로 정했겠지

후기에서 읽은것처럼, 소설도 작가의 자전적인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는데..
뭐. 어느정도 꾸밈이야 있었겠지.

왠지.. 기분이 안좋아졌었다.
이런 책을 읽고 공감해버리게 되면... 나도 어쩐지 나도 그런 실격자가 된듯한느낌이 들잖아.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어서 그런가 나도 모르게 동화되버리는 것 같았고, 인간 내면에 숨겨져 있는 나약함, 섬세함이 그대로 드러내는 1인칭 문체라니, 자극적이잖아 -_-;

특이한 사람 주변에는 특이한 사람들이 몰려드는것 같았다.
소설의 주인공이 일반적인 인물은 아니었고, 그 주인공의 성향을 돋보이게 하는데 특이한 사람 몇 나온다는게 별다를게 없긴 한데...

어린시절의 모습에 대해 날카롭게 기억하고 있는것도 놀라웠다.
나는 어린시절의 일들이 이제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데 말이야...
소설가나 문인들은 자신이 어린시절에 느꼈던 감상을 너무나도 잘 포장된 '동심'으로 우리에게 보여주는것 같다.

일부러 장난을 치는데, 그게 진짜 즐거워서 장난을 쳤다기 보다 주변사람들과의 어울림을 위해 일부러 장난을 치면서 스스로 우울함으로 빠져 들어가는 주인공의 설명에 대해 읽고 있으려니...
어린시절의 나는 어떤 인간이었는가를 무의식중에 비교해보게 되더라.
그리고.. 거기서 좀 더 확장해서 요즘의 내 일상, 주변인들에 대해서 다시금 재고해보게 되었었다.

'내가 처리하기 힘들어라 하는 감정은 누가 처리할려고 해도 곤란하고 힘든 감정이라는거'
힘들다고, 못하겠다고 도망갈게 아니라 용감하게, '내 방식으로' 들이대봐야 하겠다는걸 깨닫게 되었다.

책 중간에서 친구와 나눈 반어법... 그 부분은 이해가 잘 안된다 -_-;
한번 다시 읽어보던가.. 해야지....

해설자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 을 언급하던데...한번 읽어봐야지 -_-;
아, 소설은 읽기 싫은데 -_-; 뭔가 계기가 있으면 싫은 일도 하게 되는것 같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10
  1. BlogIcon 승지 2006/05/01 19:45 address edit & del reply

    아니...ㅎㅎㅎㅎ 이것보다는, 그 뒤에 실린, 가룟유다 얘기가 난 좋았다고~ㅋ

    • BlogIcon 혜란 2006/05/01 22:25 address edit & del

      으~ 그건 종교적인 색체가 짙을거 같아서 도저히 읽을 마음이 안나! ;ㅁ;

  2. BlogIcon luapz 2006/05/01 20:00 address edit & del reply

    나도 가롯유다 이야기가 정말 좋았슈~ 그 대단한 느낌의 문장을 원어로 이해해보고 싶다. 열심히 공부해야지~

    • BlogIcon 혜란 2006/05/01 22:26 address edit & del

      거꾸로 트랜스포메이션 -_-// 해봐;
      한글 단어를 어떤식으로 번역했을까.. 하고.
      그런거도 재밌어~

  3. BlogIcon 琳☆ 2006/05/01 20:57 address edit & del reply

    흠.......

    책을 읽을때 거기에 대한 비평을 쓰는 사람이 정말 부러워요 ;ㅁ;

    전 책을 보면... 아아.....하면서 작가랑 같이 가버려서 -_-;;;;;;

    • BlogIcon 혜란 2006/05/01 22:27 address edit & del

      저도 읽으면서 줄줄 따라가는걸요 뭐 -_-;
      이건 소개라거나 소감이지 비평은 아니예요 ;ㅅ;

  4. neueziel 2006/05/01 21:35 address edit & del reply

    다자이 오사무..달려라 메로스도 이 작가 책 아니었던가...내 기억이 잘못된건가-_-..
    13계단도 좋았고..
    요즘은 모리 히로시 책 더 번역 안 되어 나오는지 기다리는중-_-...
    스타트는 모든것이 F가 된다 로 끊었으니...냐암...
    긴다이치 탐정 이야기도 빨리 봐야하는데..밀려가고있네;;

    • BlogIcon 혜란 2006/05/01 22:28 address edit & del

      맞네. 이 아저씨 단편집 이름이라네.
      흠~ 종교적인 색채가 적고, 인생이 평안했을 시기에 쓴거 빼고 고난이 겹쳐서 미칠것 같은 시기에 썻던 소설들만 쏙쏙 빼서 보고싶은데, 그런 느낌이 나는 단편들 제목들 좀 적어주면 고맙지 난(....)

  5. BlogIcon 마뇨 2006/05/01 21:44 address edit & del reply

    읽어보진 않았지만 약간 공감가는 부분이 있군.
    어울리기 위해서 장난을 쳤다는 그 부분.
    아직도 그럴까? 어울리기 위해서 뭔가를 하는걸까?

    • BlogIcon 혜란 2006/05/01 22:29 address edit & del

      '어릴때'에 한정한 일이지 뭐...
      지금도 그런식으로 살고 있다면 철이 좀 덜든게 아닌가 -_-; 생각되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