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타노 다케시의 영화라는 말에 기대를 크게 걸고서 집중해서 보리라 -_-. 하고 보기 시작했던 영화였다.
이것도 좀 길다
영화의 시작은 일본인형극이다.
이유는 알수없지만 애절하게만, 애절하게만 보이는 인형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를 암시하게 했다.
영화는 세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남녀 연인의 이야기.
야쿠자보스와 그 애인의 이야기
아이돌여배우와 그 팬의 이야기.
연관성을 찾아보기는 힘들었으나, 등장인물들 모두가 인형자체를 나타내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이야기의 연인. 두사람을 잇는것은 붉은 줄 한가닥인데, 난 은연중에 일본신화속의 '운명의 붉은실'을 떠올렸다.
붉은 끈으로 묶인 연인은 어떤 일이 있어도 헤어지지 않는다는..
세가지 에피소드 모두 붉은색이 등장하는데, 첫번째 이야기에서 유난히 붉은색이 도드라지게 보였던것도 남여 주인공이 매고 있던 붉은실 때문이었을거다.
영화 포스터도 붉은색인걸로 봐서, 분명히 색상에서도 무언가를 나타내려고 했던것임을 알수 있었다.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붉은실로 이어진 인연으로, 영원히 함께해야할 등장인물들의 '운명'을 감지할수 있었다면,
두번째 이야기의 야쿠자보스의 애인의 붉은옷에서는 '기다림'을 찾아볼수 있었다.
세번째 이야기의 붉은 장미밭에서는 아이돌 여배우의 '평안'을 느꼈다.
음.. 영화가 진행되면서 여자가 다리를 건너려 하지 않을때 남자 주인공이 그 빨간 끈을 끌어당기면서 여자가 가는 길을 인도해주는 모양을 보면서 가슴 찡해졌었다.
함께하자는 의사를 대사 한마디 없이 '끌어당김'이라는 행위로 표현할수 있다는게 놀랍기도 했었다.
여자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눈물을 흘리던 장면에서는.. 과연 저게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이상현상이라고만 말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의상에 별 변화가 없는 남자랑은 다르게 여자는 자꾸 입고 있는 옷이 바뀐다.
하지만 그녀가 제정신이었을때 입었던 일상복과는 다르게, 일상적으로 잘 입지 않을듯한 하늘하늘한 의상을 걸치고 나오는 모습에서 흐트러진 그녀의 정신을 바라볼수 있어서 애처로웠다.
내가 제일 인상깊게 봤던것은 아이돌 여배우와, 그 광팬에 관한 이야기였다.
교통사고로 얼굴이 상하게 된 아이돌.
망가진 인형을 보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형의 가치는 망가짐과 동시에 하락해버리는데, 그 아이돌 여배우를 좋아하던 팬에게는 망가진 인형일지라도 '애정을 담은 인형'이었기에 도저히 버릴수 없었던, 그런 인형이 아니었으려나 싶다.
어떤 수단을 쓰던간에 만나기만 하면 된다, 하는.... 팬으로서의 애정이라기보다는 '소중한 인형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주인'의 마음이 비쳐지는것이 애처로운한편, 섬뜩하기도 했다.
둘이서 찾아간 붉은 장미정원에서 아이돌 여배우는 평안을 되찾지만, 팬은 돌아가던중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어버리게 된다.
도로에 뿌려진 붉은 피.
붉게 흐드러진 꽃과, 그사람의 피가 오버랩되면서 '헌신이란 모양을 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볼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괴상한 영화였다 -_-;
도데체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었던....
대사에서 의미를 파악하기는 정말 힘들었다.
그저 잡담같기만 한 대사들에, 장면으로만 이야기하려는게, 이해하기가 참 힘들었던듯 싶다.
키타노 다케시. 난 이사람 영화를 제대로 볼만한 안목을 갖춘 인간은 아닌듯 싶다 -_-; 라고 해도 본거라곤 배틀로얄 하나 뿐이었으니 뭐;
생각난김에. 대체 이사람이 만든 그 '배틀로얄'이라는 영화가 화젯거리가 되었던 이유를, 아직도 나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