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 제목 참 말랑말랑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지훈군의 추천으로 보게 된 책입니다 ^_^
요사이 도서관에 가서 맨날 신간서적 서가만 휘휘 돌다가 마음에 맞는거 꺼내오고.. 그런 식이었거든요.
저 msn 아이콘 덕에 블로그 간혹 오시던 지훈군이 이야기를 걸어줬고... 이럭저럭 이야기 하다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 이란 책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그 외 보고 싶었던 책 두권을 검색해서 서가에서 챡챡 뽑으니, 대출에 걸린 시간은 약 5분.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괴벨스, 대중선동의 심리학' 이렇게.
음. 하여튼 그런 연유로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학문에 이름을 붙힌다는게 굉장히 어색하고, 어찌보면 우스워 보이기도 합니다.
옛날엔 그리스에는 '철학'이란 한가지 분야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수많은 학문들이 생겼고, 그 나름의 전문가들도 무진장 많죠.
근데 거기도 모자라 새롭게 학문 하나를 만들어 내는(분류하는)의의는 뭘까. -_-;
아무튼 책은 문화인류학에 대해 다뤘습니다.
책은 문화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 합니다.
보편적으로 문화는 하나의 인간 집단이 공유하는 가치나 신념 이라고 합니다.
문화인류학은 저런 문화가 인류학적으로 어찌 다른가 차이를 밝히고 어떤식으로 변화해 나갈것인가를 연구하는 학제..
인듯 느껴지는군요. 교양서적 한권 읽고 저렇게 이야기 해도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문화적 상황~ 이라는 분류하기 어려운 말랑말랑한 주제를 챕터로 나누는것이 무척 힘들었을듯 하나, 일단 책은 총14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책의 부제는 '처음만나는' 입니다.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신 분들이 읽었을때 호기심을 가질만한 내용들이 무척 많네요.
자신이 생각하던 바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랑 일치한걸 보면서 즐거워 하셔도 좋을것 같구요....^^
현지조사라는데 기대가 커서 제 만족도가 지나치게 낮은 편이었다만, 자료들을 분석적으로 보고 설명한 그 문장들은 무척 강렬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었습니다.:)
참고한 자료들의 질은 좋습니다. 참고한 자료들을 소개하고, 'XX(초기연구자)에 따르면' 의 초기연구자. 그분의 자료를 찾아볼수 잇게끔 하는 열쇠가 되어주기도 할듯.
참, 저 문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 읽는 중간에 이런 이야기도 나오죠. 문화, 그 문화권에 속해서 배우고 느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이념이랄까, 터부랄까-_-;;
그런게 타문화를 이해하는 장벽이 된다고.
타 문화를 받아들인다- 라는 상황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수용한다!! 라고 인지해도 자신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성장하면서 체득한 문화' 와 다른것들을 어떻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융화시켜 갈것인가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수 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참 좋은 책이었던듯 싶네요.
그러나. 현대 사회를 전체적으로 아우르고자 했는데.. 그 노력이 참으로 무상하게 보였습니다. 왜냐. 자.. 차근차근-_-;
책의 초반은 사람을 기대심리로 풍부하게 합니다.
이 책은 분명히 흥미롭게 읽힐거다, 라는 기대를 가지게 했던것은 책의 서두에 밝힌 연구 방식이었습니다.
문화인류학의 기저가 되는 연구방식은 사회학에서 택하는 현지조사입니다.(라고 책은 이야기 하고 있네요.)
그 현지조사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에 따른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2장은 무척 흥미롭게 읽을수 있었습니다.
현지조사는 말 그대로 연구자가 연구하고자 하는 분야에 직접 뛰어들어 그사람들과 어울리며 내밀한 부분까지 겪어가며 연구를 진행시키는 방식입니다.
학자가 그 학문을 연구하고자 하는 의지가 충만해야지 실행할 수 있는 방식이죠.
제가 읽었던 책에서 현지조사를 택하신 분들은 모두 자기가 연구하려는 '문화적 상황을 가진 인류'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정말 그 말 맞아요. 오타쿠계에 내려오는 계명이 하나 있죠
'사랑이 있으면 못할것은 아무것도 없다' 고.
인생을 바쳐서 그 분야를 직접 경험하고, 그 깊은 애정을 통해 경험한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현지사람의 시선으로 자신이 속한 세계에 전하는 일. 그게 현지조사를 하는 연구자의 매력아닐까 싶습니다.
허나, 이 책은 그런 매력을 느낄수가 없었습니다.
3장부터 이어지는 소위 '문화'라는것에 대한 이야기는 책 초장에서 설명한 '현지조사'와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주제들이었습니다 =_=;
현지조사에 대해 이야기 하길래 난 또 그 사회를 직접 경험해보면서 쓴건줄 알았네.
문화인류학이라는 넓은 분야에 대해 아우르기가 힘들었던걸까요?
3장에서 다루는 주제는 인간의 진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허나 이건 '문화인류학'이란 학제적 관점에서 보기보다, 김현미씨 개인의 생각을 차분한 논조로 정리한 글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한 장이 끝날때마다 더 읽어볼 거리, 하고 관련한 분야의 책들을 세권정도 소개해 놓고 있는데...
본문을 읽고 있으면 그 책들을 읽고 정리한 글을 책으로 펴냈구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현지조사가 문화인류학을 연구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다, 하고 초장을 끊어놓고ㅠㅠ...
사실 현지조사에는 정성과 비용과 노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듭니다.
그렇기에 문헌조사를 통해 글을 쓰는 경우가 많죠.
아니,이봐. 현지 조사에 대해 이야기할거라고 해놓고 왜 연역적 조사방법을 기반으로 한 책을 만든거임?
그래서 책을 읽을때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수 있는 문화적 상황에 대해 괜히 배배 꼬아서 어렵게 글을 써놨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뭐, 느낌만 그런건 아니고... 전문용어 처럼 보이는 단어를 만들기 위해 영어를 써놓은게 책의 심도가 무척 얄팍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분이 쓰신 책이 아니라서 읽는데 살짝 혼란을 겪었던것도 아쉬웠습니다.
어떤분이 하신 이야기는 무척이나 감명깊게 다가왔는데, 몇몇분이 하신 이야기는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하는 바탕으로 인류학적 자료들을 이용했단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나빳거든요 -_-;(이건 뭐 개인적인 취향)
한국사회에 생활하고 있는 한국사람들이면 '한국사회'를 중심으로 문화인류학에 대해 이야기 하는 편이 더 설득력 있었을텐데..엉뚱하다고 느껴질만큼 거시적인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모양이 너무 기괴해 보였습니다.
책 몇권 읽고 '나는 다 알았네' 하는 고자세를 띠고 쓴 책이구나, 하는 느낌이었거든요.
물론, 설득력 있게 주제들을 잘 꿰매 자신의 논조를 드러내고자 한건 참 좋았습니다.
허나, 그건 어디까지나 '니 생각'이지 거기서 경험해본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과, 책 제목에서 말하는 '문화인류학'이란 범주에서 많이 멀어져 있다고 -_-;
한데 뭐 이건 누차 이야기 하지만 -_-;; 책 한권 보고 이야기 하긴 어려운 문제니까...
제 마음에 들었던 차례는 2현장으로 가자, 와. 7.문화로 풀어보는 경제, 정도였습니다.
정말 마음에 안들어서 답답함을 느꼈던 차례는 8, 정치와 문화인류학(정치이야기를 종교와 연결시키려 들먹이는건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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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o 2008/12/12 08:48
문화인류학의 관점에서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인위적인 일은 문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식민지와 지배자 관계의 사이에서는 많은 문화적 접촉과 간섭이 생기는데요, 그 결과로 많은 문화 변형이 생기죠. 종교라든지 식생활의 변화라든지 말이죠. 이 변화에서 정치적 문제들 또한 간과할 수 없을겁니다. 모든 것은 사람이 한 일이고, 문화인류학이 집단의 문화 뿐 아니라 개인의 문화 또한 연구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말이죠. 인류의 진화부분에서는 문화의 생성 그리고 문화의 발달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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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란 2008/12/12 13:18
네, 세상의 모든 인위적인 일이 문화와 관련이 있다는걸 모르는바 아니나, 제가 글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시피 '현지조사법'으로 문화인류학에 대해 살핀다 했던 책 초반부의 논리와 동떨어지게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펼친게 설득력이 떨어져 보였다는거죠.
종교와 정치에 대해 논하고자 했다면 정계활동을 하는 종교인으로서의 삶을 직접 체험해보고서 적는것이 옳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깁니다. 제 기억에 저 파트를 집필하셨던 분은 어느어느 교수분이었던것 같은데...
그분이 '정치인들의 이러이러한 행동으로 추정하여 볼때, 혹은 '종교인들의 이러이러한 행동으로 추정하여 볼때, 두 요소는 관계를 가짐이 분명하다.
...라는 논조가 제 심기를 건드렸단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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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재 2009/05/19 14:54
학자들이 발표한 논문을 대충 책으로 엮는 경우나, 학문적으로 그다지 성숙하지 않은 분야(예를 들어 국내대학에 학과도 존재하지 않는)에 대한 엮은 책들 등은 저의 경우에는 거의 사보지 않는 편입니다. 그냥 서점에서 읽어도 됩니다. 특히 출판이 교수평가에서 업적이 되어버린 시대에, 그냥 대충 이름이나 걸쳐놓으려는 노학자들이 많아지면서 양서를 골라내기가 정말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책을 읽고 후회하지 않기란 쉽지 않은 법이고, 또 오랜 훈련이 필요한 법인데 요즘엔 인터넷이 하도 발달해서 그런 훈련기간이 꽤나 단축될 듯 합니다. 다만 인터넷 서점이나 블로그의 모든 글에 바로 현혹되지 말고, 되도록이면 자신이 읽었던 책에서 가지를 쳐나가는 방식도 괜찮습니다. 혹은 바로 이런 리스트의 책들 중 관심 있는 한권을 읽어나가면서 지평을 넓히는 방식도 있습니다. 다독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로의 심독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그 시작점이 좋으면 결과도 좋기 때문입니다. http://aleph.textcube.com/104 를 참고하세요.
트랙백 잘 받았습니다. 대충 어떤 의미인지는 알겠는데 깊은 뜻을 파악하지는 못했다는 미천한...ㅜㅡ-
혜란 2009/05/19 22:25
네. 저는 저 책을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봤어요.
음... 말씀해주신 방법을 저는 꽤 오래전부터 차용해 왔어요. 블로그에 올라가는 모든 독후감들은 일독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관심분야가 골고루 있어야지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게 편하지 않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 목적에서 블로그에 읽은 책들의 독후감들을 올리고 있구요. 제가 특별하게 관심가지고 있는 분야는 정신의학과 심리학 분야입니다. 그쪽 책들은 딱히 리뷰를 하지 않아도 될만큼 심도 있는걸로 보고 있어요. 블로그에 올라오는건 어디까지나 교양서적이고 취미생활의 일환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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