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7 22:31

나는 기생이다

나는 기생이다(소수록 읽기) 상세보기
정병설 지음 | 문학동네 펴냄
조선 기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만나다 기생은 천인이면서도 우아함을 뽐내고, 하층민이지만 높은 교양 수준과 예술성을 자랑한 모순적인 존재였다. 한편에서는 저급한 창녀라고 무시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수준 높은 예술인으로 선망하였으며, 욕망의 절제를 강조한 유교적 조선사회에서 오히려 더욱 번성한 욕망의 상징으로 조선사회의 모순을 대표하였다. 이렇게 기생은 조선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비중을 차지하였

하루는 서울대 국문과 교수 정병설씨가 학생들에게 과제를 낸다.
"내가 알지 못하는 문학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과제를 해오렴."

그래서 어느 학생이 '소수록'이란 작품을 번역해 왔단다.
해주 기생 명선의 일대기를 그린 자전적인 이야기였다.

정병설씨의 작은 할아버지는 기생첩을 둔 분이라 하였다.
하루는 작은할아버지를 보필하시던 정실부인께서 오래된 수발에 지쳐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 소식을 어떻게 알았는지, 90세의 노환으로 누워계신 할아버지를 수발하러, 기생첩인 할머니가 찾아왔단다.
흐트러짐이라곤 없이, 가족들에게 인정받거나 사랑받을것이란 가능성 자체를 닫아버린채.

그 할머니는 손자뻘 되는 '저자'에게까지 깍듯하게 예의를 차렸다고 했다.

기생첩 할머니는 이야기를 해주시지 않았단다.
그 시절 기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 누가 그 여자에게 그런 삶을 강요했던가.
안타까웠다.
시대가 그녀를 그리 만들지 않았던가.

기생의 이야기.. 하면 00년 무렵에 읽었던 '말하나는꽃, 해어화'
라는게 생각났는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그 책은 개화기 기생에 대해 '일본인'이 쓴 책이라 부족한게 많았다고 한다.

해방기 전 우리나라의 기생제도에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던게 참 좋았다.
 
이런걸 알아 무엇하랴, 하는 사람도 참 많을거다 ~_~
지나가버린 창녀들의 과거를 탐구해본들 무엇하리.

허나, 학문이라는거의 속성이 늘 그러지 않던가.
쓸모는 없지만 알아놓으면 좋은거.

그게 나중에 이야기거리가 되어주고...
그게 언젠가 이야기의 소재, 소통할 주제가 되어주기도 할거고..

악 -_- 아무튼간....

참 충격적이었던건 그시대 기생들이 첫경험을 하는 나이가 12살 무렵이었다는거.

거기다가 손만 잡아도 목이 떨어질정도로 충격을 받았던 유교사회에서 기생집에 들르는 양반네들이 처음으로 일 시작한 기생들에게 속곳까지 벗기면서 수치스러운 경험을 하게 했다는것.

죽으려 해도 죽을수 없고...
뭐, 기생의 운명이란게 그런것이다 ~_~...라지만
참 잔인해 보였다.

뭐... 읽을만한거리들이 그럭저럭 나온 책이었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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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6
  1. 2008/03/18 17:3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혜란 2008/03/18 22:47 address edit & del

      유녀들의 삶은 이렇든 저렇든 어떤 시대든...
      비참하고 안타깝고 슬프죠;
      그런 느낌을 강조하고 싶어 저렇게 책을 쓰셨던가도 모르겠어요 'ㅅ'

  2. BlogIcon 토이솔저 2008/03/22 02:40 address edit & del reply

    혹시 '말하는 꽃 : 기생'이란 책을 읽어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책이 '일본인'에 의해서밖에 나오지 못했다는 게 정말 아쉬웠죠.
    우리나라 학계도 좀 더 폭넓은 분야를 연구할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 BlogIcon 혜란 2008/03/22 23:25 address edit & del

      그 책을 읽으면서 무척 기분이 나빳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의 기생을 '일본인의 눈'으로만 읽었다는게..

      그 책이 출판 된 뒤로 ebs등 방송국에서 한국 기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기예를 익히던 집단으로서 기생을 기억하고자 하는 어른들이 거의 안계셔서 인가..

      부정적인 이미지의 기생들에 대해 무엇하러 들추어 내려하느냐 -_-; 에 부딪혀 기생연구는 무산되고 말았죠.

      기생처럼 불쌍한 집단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한국 무속입니다.
      이것 역시 자료를 찾아보기 참 힘들죠.

  3. BlogIcon 토이솔저 2008/03/22 23:54 address edit & del reply

    좀 다른 이야기지만...
    풍속화 이야기도 우리나라에선 자료를 찾기 거~~의 힘들죠.
    심지어는 일본인들로부터 '조선에 풍속화란 없었다'란
    논문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신윤복이나 김홍도 같은 조선 후기 유명 작가들도
    풍속화를 분명히 그렸습니다. 자료가 적지만 남아는 있죠.
    이런 것도 좀 파고들만한 부분인데 말입니다.
    다 점잖은 분들 때문이라 그런가...? -_-a

    • BlogIcon 혜란 2008/03/23 19:53 address edit & del

      풍속화나 민화에 관한 자료도 참 찾아보기가 쉽지 않죠..
      하지만 민속학이란 카테고리 아래 '배우기'라도 하는데..

      무속은 있다, 라는거 자체를 부정하고 싶어하는 종교인들덕에 접하는 사람도, 전승도 끊기고...

      그런게 안타까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