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레바논에 대해 알고 있는것은 '칼린지브란'이란 사람이 출생한 곳이다, 라는것 뿐이었다.
지도상에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곳.. 레바논은 그런곳이었다.
이건 뭐.. 미드가르드 인간이 아스가르드를 그리는거랑 다를바 없지 않냐. (비유한번 참...-_-;)
아무튼.. 도서관을 헤메다 팜플렛, 이란 제목을 가진 책을 발견했다.
제목도 참 특이했다. '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 ' 란다.
뭐가 없다는걸까.. 하고 책을 펴보니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응? 전쟁을 하는데 뭐가 없다는거냐, 란 호기심에 책을 슬슬 펴보다가 레바논에 일어나고 있는 전쟁의 상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는걸 알게 됐다.
박노해...뭐하는 사람이었더라. 대충 노동계에서 생활하던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그분이 직접 레바논으로 가서 찍은 사진들을 통해 레바논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 전하고 있었다.
911때 한창 지하드네, 이슬람 무장세력이네... 하는 이야기를 듣다가, 이런 책을 접하니 뭔가 생경...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인들은 냄비근성을 가졌다지, 확 끓어오르다가 이슈가 가라앉으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외면해버린다고.
그런데, 일부는 그렇지만도 않은것 같다.
음...박노해씨가 레바논에 가서 한 일은 전쟁으로 상처받은(거의 일방적인...)사람들의 가슴위에 '레바논을 지켜주세요' 란 뱃지를 달아주는 일이었다.
책을 서술하는 느낌은... 김해자씨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와 비슷했다.
가슴 한구석 아픈 부분을 날카로운 칼로 저며내는 느낌으로 책을 대했다.
알고 있음에도 담담한척 살아야 한다는게 무지 가슴아팠다.
딱, 책에서 제일 가슴아팠던 부분은 이거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쟁이라는것, TV와 신문을 통해 접하는 전쟁의 모습이라는 것은 얼마나 선별된 것인가. 카메라가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진실은 얼마나 제한적이고 부분적인 것인가. 알려진 고통은 알려지지 않은 고통의 총체에 비하면 얼마나 작고 얇은 것인가. 알려진 부분적 사실조차 시간이 흐르면 몇 줄 지식으로서 역사로 박제되고 말 것이다.
기록된 역사는 기록되지 못한 삶의 고통과 진실의 총체에 비한다면, 책갈피에 끼워진 마른 풀잎 한장 만큼 미미한 것이리라.
어쩌면 역사의 더 많은 진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책 바깥에 소리없이 묻혀 있는 것들이 아닐까.
50년 후, 100년 후의 사람들에게,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략 전쟁은 어떻게 기록되어 전해질까?"
정말. 그랬다.TV와 신문을 통해 전해지는 전쟁의 모습만을 봤었다.
열심히 찾아봤다면 좀 더 자세한 입장을 알 수 있었을지도모르겠지만...
그냥 그 나라 사람들은 그렇게 사는가보다, 뉴스에 자주 나오네... 그런 정도로 받아들이고.
더이상 생각하지 않았었다.
이슬람 무장단체는 위험한것이기만 한가보다. 자기들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나라 사람들 잡아서 죽이고, 뭐 그런곳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의 입장은 달랐다.
그사람들 역시 가족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은 '인간'임은 같은데. 나쁜쪽으로만 봤던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언론이라면 자국국민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단체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건 당연할테고, 국제정세를 반영하여 그들의 입장에 대해 표명해주는 일 까지는 안할거다.
일부러 찾아보기 전엔 모르는것이 괴로움을 겪는 쪽의 비애.
씁쓸한 책이었다.
음... 일부러 멀리하지 않고 이런 책도 볼 수 있었다는게 참 다행인것 같다.
그래....
PS. 책 제목인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것만 같아요' 의 '아무도'는 전쟁의 피해로 아무것도 없어져 버린 레바논을 바라보며 한 소녀가 했던 말. 짠하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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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란 2008/02/25 23:37
읽고 싶은 책은 많고, 할것도 많고...
그래도 책을 손에서 놓을수 없게 만들어 주는...-_-;
이 블로그는 제게 그런 의미지요~ 반갑습니다 ^_^
서평이 마음에 드셨다니 자주오시겠지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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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퍼렁어 2008/02/25 23:12
결국 네셔널리즘의 한계라고 볼수도 있죠 결국 국가라는 체제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전쟁은 남을수 밖에 없습니다. 그 고통은 우리들이 지고가야함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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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란 2008/02/25 23:39
사실 이 리뷰 적으면서도 무척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뭐 어쩌자는거냐.
저렇게 행동으로 옮기면서 실천하는 사람도 못 되는 주제에 이런 책 읽었다고 서평 적어 올리는게 얼마나 웃긴 짓일까. 하고 말이죠.
하지만.. 이런 책이 출판되었다는것 조차 모르시는 분들께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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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암 2008/02/26 11:13
리뷰 돌아다니다가, 저도 읽었던 책 제목이 눈에 띄길레 슬쩍 들러봅니다.
책에서 저자는 관심과 무관심의 '전쟁'이었지 않나라고 했던 것 같네요.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에게는 말입니다.
뭐 거창하게 '행동'하진 못할지라도, '관심'에서부터 시작하는 거겠죠. ^-^;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요. -
행복한 스마일 2008/02/26 22:12
이 곳에서 좋은 책의 정보를 많이 얻게 됩니다.
"기록된 역사는 기록되지 못한 삶의 고통과 진실의 총체에 비한다면, 책갈피에 끼워진 마른 풀잎 한장 만큼 미미한 것이리라."
예전에 뉴스 기사를 읽으면서 인간의 고통이 너무 단순화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여기서 그때의 생각을 다시 해 볼 수 있네요.
빨리 읽어보고 싶은 책임에 틀림없네요.. -
행복한 스마일 2008/02/27 22:12
트랙백이 뭔지 몰랐는데.. 해보니 단순한 것이었네요^^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독서 생활로 저를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에게
계속 영감을 제공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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