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그랬지요~ 후후.
대학시절 취미생활에 관해 연구할 적
기껏해야 술, 노래방... 뭐 이런게 전부라고. 서글프기도 해라 =_=
오늘 본 호모 루덴스는 그시절 가졌던 고민을 해결해주는 책이었습니다.
부제는 놀이의 달인, 이랍니다.
책을 쓰신분은 청소년 대안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학교 선생님이신데요,
책을 읽을 대상을 청소년으로 타겟팅 하고 책을 쓰신듯 합니다. 그래도 뭐 굳이 공부하느라 시달리는 학생들에게만 권할게 아니라 '놀고싶은자여, 이 책을 봅시다' 라고 권하고 싶은 느낌이 들만큼, 좋은 책이었습니다.
학교 다닐때는 어른의 취미가 정말 정말 그런거 밖에 없을까... 했는데
정말, 직장 들어와보니, 모든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수 있는 놀이라고는 술과 노래방 뿐이더군요-_-;
다른게 있다 한들, 막내가 감히 제안을 해볼 수도...;;;;
대게 사회초년생들에게 사회선배들은 지금 너를 위해 투자하고, 열심히 일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지요.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거예요.
거기다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위해 애쓰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나만 쳐지는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면서 지내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늘 통계청에서 메일도 왔네요 -_- 직장인 95%가 자기개발에 대한 생각은 하는데,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5%뿐이라고. 근데 웃긴건 그러한 메일 제목이 '나는 나를 사랑하기에 투자한다' 라고 적혀 있었다는것.)
책을 보노라면 마음이 그나마 좀 편해집니다 =_=.
예전에는 서너시간의 노동만으로도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었는데, 어째서 우리는 8시간 넘게 일하면서도 불안하게 미래를 생각할까요.....
즐겁게 살다 가기도 바쁜 인생,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피곤하게 사는걸까요 =_=.
같이 근무하는 곳의 선생님께서는 저축하기보다, 지금생활을 윤택히 하라고,
그것이 젊음이 누릴수 있는 특권 아니겠냐고 이야기하십니다.
그 이야기를 들을때는 어떻게 그럴수 있느냐! 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왠지 그러게 사는것도 멋진 삶의 방식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이는 한번 즐기는 여흥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활동(언제든지 그만둘수 있는)에 열정을 다해 파고드는 행위를 말한다고 합니다.
뭐 게임에 파고들어 사망한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그런것 또한 놀이 아닌가.. 라는 의문에 대한 답도 제시하고 있었는데, 책을 쓰신분은 이리 이야기 하고 계십니다.
'외부의 자극에 수동적으로 반응하고, 조금씩 마비 상태가 되어 더 큰 자극을 욕망할때 나는 놀고 있는것이 아니라 욕망의 노예가 된 채 메뉴얼 대로 움직이는 아바타에 불과할 뿐이다.
노는것, 무언가를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천진함은 그것을 언제라도 그만둘 수 있을때, 바로 내가 놀이의 주인일때 가능하다'
라구요.
진지한 이야기를 툭툭 하고 계시기는 하는데, 책이 너무 즐겁게 씌여져 있습니다^_^
2007년 5월에 출판된 책이니만큼, 시대상이 고대로 책에 반영되는것이(거기다 타겟이 청소년)생동감 있게 쓰여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뭐 , 그런다고 해본들, 현재를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이 책이 왜 이제서야 나왔나, 싶은 감상으로 시큰둥 하겠지만요^^;(제가 어렸을때 그랬듯이)
그나저나 책 초반부를 읽으면서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게 느껴지는데...
책을 읽는 활동을 '놀이'로 느끼게 만들어 주더군요. 히히히.
책 전체를 통틀어서 '놀아라!!!' 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래서 책을 보면서 놀았습니다 -_-/
책을 보는것을 놀이처럼 즐겨본다고 저 책을 읽으며 세탁소까지 다녀왔지요 ㅋㅋㅋ
이렇게 사는것이 인생을 놀이처럼, 즐겁게 사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속으로 흐뭇해 했고요 ^_^. 히히히.
아, 놀이에 관한 책인만큼 혼자놀기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있는데요,
그것에 대한 전문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_^
신과 함께, 자연과 함께, 혹은 이웃과 함께 논다는것이 중요하다. 놀이는 언제나 관계 만들기이다.(이렇게 보면 술마시고 노래방가고, 그런게 꼭 나쁘지만도 않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이는 친구들과 하나의 리듬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며, 새로운 관계를 조성함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에이, 혼자서도 잘 논다고? 그야 물론이다. 하지만 그것조차 결코 혼자 노는게 아니란 것이다.
1인용 게임을 하고 있을때조차 가장 즐거운 때는 바로 게임과 나 사이의 파장이 일치하는 순간이 아닌가. 음악 마니아나 애니메이션 광처럼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에게 놀이는 바로 무언가 '나' 아닌 것과 공감하는 바로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청소년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책이기에 가질수밖에 없는 당연한 한계지만, ...
사회라는 치열한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헤라클레스와 아마존들은 이런 책을 볼 여유조차 없겠구나, 싶은게 참 아쉬웠습니다 =_=.
그리고.
포틀래치 인디언의 축제에 대해 전에 읽었던 책이랑 다른 시선을 제시하고 있었던것도 재미있었는데요,
그 책에서 포틀래치 인디언의 축제는 자신이 가진것을 모조리 남에게 주어버리고, 그것으로도 부족하여 자신의 권력을 드러내기 위해 말짱한 물건들을 태우고 때려부수는, 상징적인 소비의 일환이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포틀래치 인디언의 축제가 타인에게 자신의 중요한 물건을 주어버리는것으로 만족을 얻는 고상한 놀이의 한 형태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청소년들이 볼 책이고, 저런 형태로 자선을 이해하게 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서 괜히 흐뭇했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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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란 2007/10/08 17:34
이런 것이야말로 '잘먹고 잘사는 법'에 이르기 위한 한가지 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_^.
잘먹고 잘 사는것도 중요하다만, 잘 노는것 역시 중요하지요~
근데 요새 나오는 대부분의 책들이 '잘 먹고, 잘 사는'에 대해서는 다루지만 '잘 노는법'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고 있는것 같아요.
이 책같은 느낌으로 어른들의 놀이에 대해이야기 하는 에세이 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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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란 2007/10/08 17:35
놀이란 그런것이죠~
재미있다고 빠져들어 본들 그것은 쾌락의 늪에 빠진 주체성 없는 아바타의 노가다일 뿐 -_-.
책 꼭 일어보시길 빕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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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샘 2007/11/23 14:01
우연히 들렀는데 재미 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국어와 논술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입니다. 생각과 발상이 새롭습니다. 저도 읽어 봐야겠습니다.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집 아이들에게도 읽히고 함께 얘기해 보고 싶은 책입니다.
[부탁이 있는데요!]
사실 포트랫치에 관한 글을 찾다가 들른 건데, 전에 읽었던 책이나 또 다른 책을 알려주실 수 있는지요?-
혜란 2007/11/26 08:48
포틀래치, 포틀라치, 포틀랫치,
외국어 표기법은 참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가 포틀래치 인디언의 이야기를 알게 된것은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 포틀라치 인디언의 축제'
라는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블로그에서 '포틀라치'로 검색해보세요-
소비와 사치, 예술(특히 팝아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죠. 진중하게 읽을법하고, 호모루덴스에서 이야기하는 '포틀라치 축제'와는 다른 느낌으로 인디언의 축제를 바라보게 해줍니다.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네요^^
국어와 논술 주제로 '소비와 경제, 사치' 를 이야기 하시는데 큰 도움이 되실거라 예상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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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 2008/07/03 06:38
이것 역시 퍼갑니다.
또한 라운지 에프엠을 운영하면서도 그렇지만, 주변인들에게 우리 같은 족속들은 놀아야 한다고 늘 이야기 하고 다닙니다만,
요즘은 놀이와 경제력에서 참.... 우울하네요.
남들의 기대치는 많은것 같은데, 내가 해내기에는 쉽지가 않거나 혹은 뭘해야할지 모르는 상태라고 해야할까요.
각설하고, 여튼 놀면서 살았음 좋겠어요.
추가 - 방금 생각났는데, 류시화님이 번역한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하죠.
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것 같네요.-
혜란 2008/07/03 08:48
저도 맨날 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놀고 있는'게 사회에 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구요. 너무 큰 바램인가?
책 추천 감사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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